대구MBC 사장 '술자리 추태', 사의 표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무책임ㆍ부도덕...낙하산 사장의 폐해, 더 이상 방관 않겠다"


대낮에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추태를 벌인 대구MBC 차경호(56) 사장이 물러날 뜻을 밝혔다.

대구MBC 노조는 "차 사장이 22일 오전에 술자리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노조에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 "차 사장이 회사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사퇴하겠으며, 사퇴 의사를 절대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22일 오후 차 사장과 관련해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차 사장은 21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다른 손님에게 행패를 부려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 술자리에는 대구MBC 현직 간부 A씨와 전 포항MBC 사장 B씨가 동석했으며, A씨는 22일 오전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MBC 한영해(46) 노조위원장은 "가뜩이나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사장이 대낮에 술자리 난동을 부렸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책임과 부도덕의 극치"라고 말했다. 특히 "낙하산 사장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역에 대한 애정도 없는 낙하산 사장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차 사장은 지난 2012년 5월 7일 MBC 주주총회를 통해 대구MBC 사장으로 선임됐지만 "낙하산 사장 반대"를 주장하는 대구MBC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사장 선임 57일만인 7월 3일에야 첫 출근을 하게 됐다. 특히, 대구MBC 노조는 당시 김재철 MBC사장이 4월 19일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내정하자 4월 23일 정오부터 뉴스를 비롯한 정규 프로그램의 제작을 중단한데 이어, 26일부터 7월 2일까지 68일동안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였다.

차경호 사장에 대한 대구MBC 노조의 '낙하산 사장 저지투쟁'(2012.4.26 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차경호 사장에 대한 대구MBC 노조의 '낙하산 사장 저지투쟁'(2012.4.26 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영해 노조위원장은 "MBC가 또 다시 낙하산 사장을 선임한다면 노조는 지역사 자율경영 보장을 위해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차 사장의 퇴직과 후임 사장 선임은 MBC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다.

한편, 대구MBC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MBC의 최대주주는 MBC 본사로,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당시 각 지역MBC의 민간소유 주식 가운데 51%~100%가 MBC 본사로 넘어갔다. 때문에, 그 이전까지 '가맹사' 체제였던 MBC와 지역MBC 관계는 '본사'와 '계열사'로 바뀌게 됐다. 대구MBC 역시 1980년까지는 '쌍용'이 100% 지분을 소유했지만 신군부가 51%를 MBC 본사 지분으로 강제 귀속시키면서 MBC의 '계열사'로 바뀌었다. MBC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소유하고 있다. 지역MBC 노조는  '지역MBC 주식의 방문진 이관'을 비롯한 소유구조의 개편으로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