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출근 저지는 중단, '지역방송 독립'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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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차경호 사장 3일 첫 출근...'자율경영' 등 합의 / 노조 "김재철 퇴진, 파업 계속"


대구MBC 노조가 두달 넘게 이어온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접는다. 그러나, 노조는 지역MBC 소유구조 개선을 비롯한 "지역방송 독립"을 위한 투쟁은 계속하기로 했다. 또, "공영방송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3월부터 이어온 전면 파업도 이어간다.

대구MBC 노조는 최근 차경호 사장과 구두 합의에 따라 지난 4월 26일부터 이어온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7월 3일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12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노조는, 김재철 MBC사장이 4월 19일 당시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내정하자 4월 23일 정오부터 뉴스를 비롯한 정규 프로그램의 제작을 중단한데 이어, 26일부터 7월 2일까지 68일동안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였다.

이에 따라, 차경호 사장은 지난 5월 7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으로 선임된 지 57일만인 7월 3일 첫 출근을 하게 됐다. 또, 차 사장은 지난 4월 사퇴한 국.부장에 대한 인사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대구MBC 노조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MBC 노조의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 1박2일 투쟁"(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MBC 노조의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 1박2일 투쟁"(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노조는 차경호 사장 출근의 전제 조건으로 '김재철 사장과 차별화', '자율경영'을 비롯한 5가지를 차 사장과 구두로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차 사장은 전임 대구MBC 사장에 대한 갑작스런 경질에 대해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김재철 사장과 차별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보직 사퇴한 국.부장에 대한 보복성 징계는 없을 것", "서울의 간섭 없는 자율경영", "공정방송 충실히 이행", "선진 방송환경 구축"에 합의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지난 68일 간의 출근 저지 투쟁을 통해 지역MBC의 낙하산 사장 임명의 부당성과 선임제도, 지역방송의 소유구조 문제를 제기했고, 언론노조와 문화방송본부도 이 같은 문제를 거론하며 사장선임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차경호 사장과는 김재철 사장과 차별화된 처신과 자율경영, 공정방송 약속 등을 이끌어내는 성과와 함께, 앞으로 계속될 지역MBC 소유구조 개선과 자율경영 확보를 위한 투쟁의 밑거름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지역방송의 근본적인 소유구조 개선과 사장 선임제도 개선은 현 시점에서 끝난 과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됐다"며 "지역 MBC의 왜곡된 소유구조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만큼 앞으로 이 문제는 사측과 함께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김재철 퇴진을 기치로 한 MBC노조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김재철 구속수사 촉구' 100만명 서명운동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MBC 서상국 아나운서가 'MBC구하기 100만명 서명운동'에 대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2012.6.22 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서상국 아나운서가 'MBC구하기 100만명 서명운동'에 대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2012.6.22 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현재 대구MBC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MBC의 최대주주는 MBC 본사로,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당시 각 지역MBC의 민간소유 주식 가운데 51%~100%가 MBC 본사로 넘어갔다. 때문에, 그 이전까지 '가맹사' 체제였던 MBC와 지역MBC 관계는 '본사'와 '계열사'로 바뀌게 됐다. 대구MBC 역시 1980년까지는 '쌍용'이 100% 지분을 소유했지만 신군부가 51%를 MBC 본사 지분으로 강제 귀속시키면서 MBC의 '계열사'로 바뀌었다. 현재 서울MBC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소유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8월초 방송문화진흥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김재철 MBC 사장을 퇴진시키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6월 29일 원구성 합의문을 통해 "8월초 구성될 새 방문문화진흥회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하며 이를 위해 언론관련 청문회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직접적으로 합의문 문구로 넣지는 않았지만 방문진 이사회가 경영판단과 법상식 그리고 순리를 통해 MBC 사태를 해결한다고 명시화함으로써 김 사장의 거취에 대해 공통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미디어오늘 보도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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