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는 왜 파업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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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모(대구MBC 노조위원장) / "공정, 대구경북 대다수 입장 대변하는 진짜 방송을"


MB정부는 지난 10년 국민의 정부/참여 정부에서의 선거 패배를 공영 방송의 보도와 프로그램에서 새누리당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보고 가장 중요하게 정권을 유지시키는 것을 방송 장악이라 보았습니다.

 MBC PD수첩 광우병 취재로 인해 정권이 추진하려던 모든 국가의 재산을 민영화(자칭 선진화) 방안들을 포기하게 했고, 대운하, 한미FTA 등은 재검토 되었고 토건과 보수 기득권 세력들은 방송을 통해 여론화된 국민에 힘에 의해 집권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MB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란 작심은 이때부터 이루어졌고, 임기가 2년 남은 전MBC 엄기영 사장을 MB의 20년 후배이자 측근 중 측근인 김재철 사장에게 MBC의 전권을 주었습니다.
 
 이미 김우룡 이사장이 언론에 고백했듯이 “임명권자인 청와대의 뜻을 감안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로 김재철 사장은 MB의 뜻에 의해 MBC의 청소부로 임명이 되었고, 즉시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에 불려가 쪼인트 까인 후 MBC 내의 70~80%의 좌파를 정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MBC 내의 비판적 성향이 강한 기자와 PD를 좌천시키고, 정부, 재벌, 기득권의 이익에 반하거나, 사회의 약자를 대변하는 뉴스데스크,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거나 검열하여 무비판, 정부와 권력이 보도 인용이란 방송 장악의 최악인 결과들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의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 1박2일 투쟁(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국 19개 지역MBC 노조의 "공정방송, 지역사 자율경영 쟁취" 1박2일 투쟁(2012.6.14.대구MBC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 김재철 사장의 재임 2년 기간 동안 국무위원 인사 검증 누락 보도, KBS 도청 의혹 보도 통제, 내곡동 사저 축소 보도, 10.26 서울시장 선거 편파 보도, 4대강 사업 보도 누락, 411 총선 최악의 편파보도 등 보도국의 오로지 정권의 대변인 노릇을 했고, 지금도 공영방송이 아닌 청와대 대변인 방송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김재철 사장 체재하의 PD 수첩 프로그램은 담당 PD들 대부분이 일거에 인사를 당해 쫓겨났으며, 그나마 한미FTA, 한진중공업 사태, MB 무릎기도 건, 남북경협 취재 등은 모조리 취재 중단 지시와 함께 취재를 저지당했습니다.  공정 방송을 해야 할 MBC가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국민에게 돌아왔지만 이 정권하에서 25년 전으로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개인의 비리가 많은 사람입니다.
MB가 임명한 사람이 듯이 몰상식과 불법이 몸에 베인 사람입니다. 노조가 이미 밝혔듯이 법인카드를 7억이나 사용했습니다. 이전 엄기영 사장이나 김인규 사장은 수천만원 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지역사 사장은 300만원 법인카드를 잘못 사용해서 해임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럼 김재철 사장은 200번이나 해임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십수년 전 일본에서부터 알고 지냈던 J씨란 여자에게 울산사장, 청주사장, 서울사장을 하면서 21억이란 돈을 출연료로 지급했습니다. 특히 충북 오송에 J씨와 아파트 2채를 함께 알아보러 다니고 계약도 편법으로 하는 등 사실상 경제적으로 한 몸이라고 노조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합니다. 사장의 경제활동이고, 사적인 부분이다라고 합니다. 검찰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김재철 사장에 대한 어떠한 조사를 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노조집행부만 2번 구속시키려 했으나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공영방송사의 사장이 회사의 자금인 협찬과 후원금을 개인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씩 지급한 것은 엄연한 배임이고, 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가 엄격히 다루어야 할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김재철 사장은 버젓이 개인의 자유이고 권한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즉 권력을 국가를 사유화하는 형태가 방송사를 사장이 사유화하는 형태와 같고 이것이 이 집권세력들의 DNA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고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고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이미 72만명의 국민들이 김재철 사장 구속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국민과 국회가 심판할 것입니다. 김재철 사장의 MBC 퇴진은 또 하나의 방송민주화입니다. 바뀌어진 MBC에 의해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방송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또 다른 창(window)입니다. MBC의 정상화는 즉 MBC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는 것 이는 MB 정부의 부패와 비리라는 환부를 MBC 방송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그만큼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MBC 노조의 투쟁은 방송민주화 뿐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으며 잘못된 정권과 기득권 집단을 향해 싸우는 것입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비열함이 정의를 이기고 악행이 선행을 이기는 세상입니다. 이제 한 조직의 싸움이 아니라 민중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김재철 사장을 임명한 기득권들에 대한 투쟁입니다.

대구MBC노조는 왜 파업했는가?

 대구MBC는 내년이면 50년 동안 대구/경북민에게 TV와 라디오를 통해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또한 군사정권의 언론통폐합 이전까지는 지역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들이 경영하고 방송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군사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대구MBC의 소유가 서울MBC로 넘어간 이후 서울의 통제를 직접 받기 시작했으며 이 잘못된 행태가 2007년까지 20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대구MBC노조는 이미 10년 전부터 자율 경영과 지역 출신 사장 선임을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서울MBC는 대주주의 권한이란 이유로 무시했고, 통제했으며 탄압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 초기, 당시 서울MBC가 대구MBC를 소유하게 것은 군사정권이 지역MBC 주주(당시 쌍용양회)에게 무력으로 겁박하는 등 위협을 가해 서울MBC에게 강제 위탁한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즉 어떠한 투자나 이해관계 없이 서울이 지역의 대주주가 된 것입니다.

 김재철 하의 서울MBC의 행태는 MB정권의 수도권 정책과 일치합니다. 지역의 경제 규모를 줄이고 서울에 올인하는 것, 이미 진주MBC와 창원MBC가 MBC경남이란 이름으로 합병이 되어 없어졌고, 충주 및 삼척도 그 위기에 있습니다. 오로지 서울과 몇 개의 대도시만 방송사가 있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즉 수도권의 역량 강화를 통한 지역의 희생을 강요합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지역사 사장들도 지역의 대한 이해가 없기는 마찬 가지입니다. 자기의 애정과 연고가 없는 낯선 곳에서의 임기 3년, 이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서울로 입성하길 원하는 사장입니다.

대구MBC 서상국 아나운서가 'MBC구하기 100만명 서명운동'에 대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2012.6.22 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서상국 아나운서가 'MBC구하기 100만명 서명운동'에 대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2012.6.22 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록 짧은 5년 동안의 지역사장이 배출이 되었지만 김재철 사장 하에서 또 다시 역사는 회귀되고 말았습니다. 수도권이 나머지 지역을 다스리는 중앙집권의 극악한 모습을 또 봐야했습니다. 대구시민 일일이 다 물어도 우리에게 동의할 것입니다. 즉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삶을 서울시민이 대변할 것인가? 대구시민이 대변할 것인가? 대구MBC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이런 봉건적 구태를 분연히 떨쳐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결정이었고, 우리가 싸우는 이유였습니다.

 대구MBC는 파업이 종료되었고 지역민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제 우린 예전과는 다르게 시민과 시청자의 입장에서 숨겨진 사실과 억압된 진실을 보도하고 제작할 것입니다.

 128일 동안의 파업에서 우리가 느낀 것은 우리 또한 가진자가 아닌 약자라는 것이었다. 이제 방송노동자라는 약자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기득권 세력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봅니다. 카메라와 마이크로 대구/경북의 대다수를 위한 입장을 대변하는 진짜 방송을 만드는 대구MBC로... 앞으로 대구MBC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방송하는가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파업 128일은 아무런 역사적 의미를 갖지 못한 수사일 뿐입니다.
 
대구MBC노조는 끊임없이 투쟁할 것입니다.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키는 지루하고도 힘든 투쟁... 지역방송의 존재를 위해 투쟁... 권력과 자본에 맞선 언론 노동자의 투쟁... 현재의 권력과는 어떠한 민주주의 과정도 민중의 삶도 지역 분권도 이루지 못한 채 단지 또 다른 MBC 투쟁의 실패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파업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다짐인 방송민주화와 언론장악의 저항, 올바른 지역 방송의 독립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었고, 뉴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달라진 방송의 모습을 볼 것입니다.

우리의 파업은 정당했고, 국민과 대구시민들은 호응했고, 우린 길게 가며 우리의 요구들을 하나하나 관철시켰습니다. 이젠 국회가 올바른 상식과 법, 제도에 의해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서명에 참여해 주시고 대구MBC 파업을 성원해 주신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기고]
권창모 / 대구MBC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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