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회와 핵발전소에 대한 넛지(Nudge)

평화뉴스
  • 입력 2017.11.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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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구미시의원 의정활동 평가 '구미시민의 눈'과 지진 이후 '원전 중단' 요구...시민 개입주의


주부, 청년 등...'구미시민의 눈', 시의회 의정활동 평가

넛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 2017년 11월 20일 오전 11시 구미시의회 건물 4층 북 카페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전연 다른 모습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신생의, 그것도 과거의 시민운동의 경력이 있는 전문 활동가와는 달리 주로 젊은 주부, 청년 직장인들 150여명으로 구성된 '구미시민의 눈'이라는 모임에서 제7대 구미시의원들의 3년간의 의정활동을 평가한 내용으로 기자들에게 알려달라고 모임을 청한 것이지요. 

아마추어 냄새가 신선한 그 모임에서 낭랑한 목소리의 젊은 주부는 시민의 눈으로 본 모습이고, 한 달간이나 걸린 것이며, 10여명이 10번에 가까운 회의를 거쳤고, 그 동안 몰랐고, 덮어두었던 시의원들의 저노동 고임금, 10분이 하루가 되는 일당, 한 달에 겨우 한 주간 회의면서도 반을 결석한 자들이 있으며 그러면서도 날름날름  월급을 받아먹는 후안무치, 지역민 보다는 자기 이익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을 발표하면서 부터는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박정희 100돌 탄신제'에서 역사자료관 건립 반대 시민사회 기자회견(2017.11.1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정희 100돌 탄신제'에서 역사자료관 건립 반대 시민사회 기자회견(2017.11.1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전국이 반대해도 여기서는 꾿꾿하게 기념식을 거행하고 누가 뭐라고 해도(심지어 정신이 좀 이상한 것이 아니냐?) 사람을 '신이라고 하는 곳'이 여기 구미입니다. 다시 말해서 분명 야당인데도 여기에서는 여당이요, 그래야만 앞으로의 길이 보장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그런 일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구미가 사는 길이 있다'고 넛지해 주는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포항 지진 이후..."핵발전소, 이제 그만"

넛지에 대한 이야기 둘. 정말 오랜만에 여야가 한가지 정부 정책을 두고 '잘한 결정'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바로 지진이 있은 후 수능시험을 1주간 연기한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우리 동네와 그리 멀지 않은, 그래서 지금도 흔들거리는 땅이나 집만큼 벌렁벌렁해지는 가슴이 잊지 못했던 지진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추위와 위험에 떨고 있는 내 형제들이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선잠을 자고 있습니다.
 
지진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가 있겠습니까만 현 정권에 대한 악의적이면서도 무지한 해석을 전국에 떠벌리는 미련한 최고위원이나, 그가 속해있는 당에서 말하는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 정책을 보면서 '세상에 믿지 못할 X은 정치꾼'이라는 생각을 바꿀 수 없습니다. 분명 핵발전소는 이제 그만. 핵으로 만드는 에너지는 결국 우리 모두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쏟아 넣어버린다는 '넛지'를 알아채지 못하면 이번 지진 이후 우리가 얻은 것은 상처뿐이고 아픔이 전부입니다.

포항 지진 후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원전 중단' 기자회견(2017.11.20) / 사진 출처.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포항 지진 후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원전 중단' 기자회견(2017.11.20) / 사진 출처.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양극화된 우리사회, 시민 개입주의 '넛지'의 필요성

2017년 세계는 '넛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영어입니다. 동시에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와 하버드 대학 교수이며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캐스 선스타인이 같이 쓴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안진환 역.리더스북. 2017)>'로 4월 초판이 나온 후 10월 말 126쇄를 기록한 어마무시한 책의 이름입니다.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안진환 역.리더스북. 2017)>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안진환 역.리더스북. 2017)>
책의 첫머리가 과연 넛지를 말한 것 답다는 생각입니다. 즉 '넛지가 당신의 모든 행동을 결정한다'는 서문의 제목에서부터 진정한 '제3의 길' 즉 정부와 관련하여 불필요하게 양극화된 우리사회의 확실한 중도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20세기 자유주의적 개입주의가 진정한 제3의 길로, 현대 민주주의의 까다로운 일부 논쟁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할 넛지가 우리에게 떨어졌습니다. 우리지역에서는 시의원의 행동에 대한 보여주기를 시민들이 시도함으로 자발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진전을 요청하면서도 국가적으로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지구의 외침에 이제 응답해야 할 시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귀 있는 자는 들어라'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듣고 들은 대로 고쳐 행하라'는 넛지에 응답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고]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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