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의 '박정희 100돌 기념우표' 시위...시민은 "부끄럽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7.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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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대 우표사업 재심의, 우정사업본부 앞 동시 1인 시위
남유진 시장 "탄생 기념·제작" / 시민 "우상화·중단"


(왼쪽부터)구미시민 전현배씨와 남유진 구미시장의 '박정희 100돌 기념우표' 제작을 둘러싸고 같은 날, 같은 장소, 너무 다른 1인 시위(2017.7.12.우정사업본부 앞) / 사진 출처.구미참여연대
(왼쪽부터)구미시민 전현배씨와 남유진 구미시장의 '박정희 100돌 기념우표' 제작을 둘러싸고 같은 날, 같은 장소, 너무 다른 1인 시위(2017.7.12.우정사업본부 앞) / 사진 출처.구미참여연대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같은 날, 같은 장소, 다른 시위가 벌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제작을 놓고 우정사업본부가 재심의에 들어가자 남유진 구미시장은 "제작"을, 한 구미시민은 "철회"를 요구하며 너무 다른 내용의 1인 시위에 들어간 것이다. 2억원대 우표제작 사업을 놓고 단체장은 "탄생100돌", 시민은 "우상화" 피켓을 든 황당한 풍경이 벌어졌다.

남 시장은 12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세종시 어진동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우정사업본부는 재심의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당초대로 발행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 기념우표 하나 못 만드는 게 자유민주국가냐"고 주장했다.

시위 후 남 시장은 우정사업본부에 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도 전달했다. 구미시는 앞서 7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당시 성명서에서 남 시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근거 없이 뒤엎지 말고 당초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구미시민도 이 사안을 놓고 남 시장과는 정반대의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구미오상고등학교 퇴직 교사인 50대 전현배 구미참여연대 집행위원은 "박정희 우상화 몰두하는 구미시장님 부끄럽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박정희기념우표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박정희 제8대 대통령 취임기념 당시 기념우표 / 자료 출처.우정사업본부
박정희 제8대 대통령 취임기념 당시 기념우표 / 자료 출처.우정사업본부

지역 시민단체도 남 시장을 비판했다. 이날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난데 없는 남 시장의 1인 시위에 시민은 창피하다"며 "민생은 뒷전, 2013년 박정희 탄신제에서 '박정희 반인반신' 신격화 발언으로 지역 이미지만 실추 시킨 남 시장은 자기 영달을 위한 끝없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이어 "재임 11년간 한 번도 1인 시위를 하지 않던 남 시장이 내년 도지사 선거표를 노리고 시위를 한 게 아니냐"면서 "정치적인 논쟁 소재는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미시는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의 '2017년 기념우표 발행 사업'에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사업을 신청했다. 예산 1억8천만원, 장당 300원짜리 우표 60만장을 제작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심의를 통과해 최종 선정됐지만 '독재자 미화' 비판으로 우정본부는 12일 재심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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