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외래종·개발사업에 몸살..."대구시, 생태파괴 멈추길"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 입력 2023.01.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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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아시아·대구환경연 '금호강 생태조사 결과 발표'
수달, 얼룩새코미꾸리 '법정보호종' 12종 등 141종 서식
지자체, 습지·하천 인위적 개발..."서식처 훼손" 우려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철회, 야생동물 보호구역 지정"


멸종위기종 수달, 얼룩새코미꾸리, 삵이 대구 금호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생명의 터전'이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등 지자체의 개발사업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명평화아시아'는 18일 오후 7시 대구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금호강 생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이정아 식생&생태연구소 소장(계명대 식물학 박사 졸업)과 함께 이들 단체가 진행한 금호강 식생·식물상 현장 조사, 대구환경운동연합 조사(2022년),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2012년) 결과를 종합했다. 
 
'금호강 생태조사 결과' 발표...정수근 국장, 이정아 소장(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금호강 생태조사 결과' 발표...정수근 국장, 이정아 소장(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생명평화아시아'는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발표회를 열었다.(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생명평화아시아'는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발표회를 열었다.(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이정아 식생&생태연구소 소장은 '지금, 금호강을 둘러싼 식물'을 주제로 발표를 했고,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금호강의 친구들 수달, 고니, 얼룩새코미꾸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사 결과 ▲법정보호종 12종을 포함한 포유류와 조류, 어류 141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부가 지정하고 보호하는 멸종위기종은 모두 9종이 서식했다.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얼룩새코미꾸리는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무더기로 서식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삵과 남생이, 큰고니, 흰목물떼새, 새매, 붉은배새매, 새호리기 등도 금호강 일대에서 발견됐다. 

또 ▲문화재청이 지정하고 보호하는 천연기념물도 모두 8종이 발견됐다. 수달, 남생이, 원앙, 소쩍새, 황조롱이 등이다. 여기에 ▲저서생물과 파충류, 곤충까지 합하면 더 많은 생물들이 금호강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구를 가로지르는 금호강 일대를 둘러싸고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이처럼 다양한 식생이 살아가는 생명의 터전 금호강이,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벌어지는 각종 개발사업들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거나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정아 식생&생태연구소 소장이 결과를 발표 중이다.(2023.1.18) / 사진.정준민 평화뉴스 인턴기자
이정아 식생&생태연구소 소장이 결과를 발표 중이다.(2023.1.18) / 사진.정준민 평화뉴스 인턴기자

이정아 소장은 "대구시가 친수공간(휴식·관광을 위해 둔치에 만든 인공공간)을 조성해 이미 있는 습지들들 파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대구시는 강 주변에 야생화 정원을 조성하면서 큰금계국과 같은 외래종을 심어 우리 땅에 살던 식물을 다 없애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식재를 인위적으로 심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두면 뭘 하지 않아도 우리 땅에 맞는 식생들이 살아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개발사업으로 금호강이 몸살을 앓고 있으니,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금호강은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개발을 피해 숨어들 수 있는 마지막 서식처"라며 "금호강을 더 이상 개발하지 말고 야생동물에게 내어줄 수 있는 아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원을 개발하지 말고, 야생동물보호구역과 같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금호강을 보전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철회하고, 지자제들의 무분별한 금호강 하천정비사업과 둔치 개발 사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2023.1.1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금호강은 최근 대구 지자체들의 각종 개발 사업으로 몸삼을 앓고 있다. 대구시가 진행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약인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예산 5,400억원(국비 3,300억원, 시비 2,100억원)을 투입해 42km에 달하는 금호강 대구권역 구간에 야생화정원, 수상레저·스포츠시설, 생태탐방로 등을 조성한다.

특히 대구시는 지난 12일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선도사업 3건에 대해 국비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오는 2월부터 국·시비 810억원을 들여 3개 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3개 선도사업은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국비 225억원, 시비 225억원)·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국비 150억원, 시비 150억원)·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국비 30억원, 시비 30억원)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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