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강변마다 '파크골프장', 벌써 22곳…또 금호강에 건설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1.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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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금호강~낙동강 물길따라 '우후죽순' 파크골프장
북구, 사수지역 10만㎡ 24억 예산 골프장 36홀ㆍ리틀야구장
환경영향평가 통과→공사 중 "체육시설 부족ㆍ우범화 해소"
10km 내 골프장 3곳ㆍ침수 취약…시민단체 "생태파괴, 철회"


대구 금호강 강변에 파크골프장과 리틀야구장 건설 공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멸종위기종 수달을 포함해 200여종 야생동물이 사는 금호강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주장이다. 강변을 따라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캠핑장 등 이미 많은 개발사업이 진행돼 더 이상 건설 사업은 "난개발"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북구청에 22일 확인한 결과, 북구는 '금호강 사수지역 체육시설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배광식 구청장의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생활체육시설 제공이 목적이다. 금호대교, 와룡대교 사이(금호동 609-19) 금호강변 10만5,465㎡에 ▲파크골프장 36홀 ▲리틀야구장 1면 ▲편의시설을 짓는다. 예산 24억원(구비 11억ㆍ시비 14억)이다. 2020년 12월 복원지구에서 친수지구로 '금호강하천기본계획'이 변경돼 개발이 가능해졌다. 
 
“금호강 삽질, 멈춰” 대구 북구청 앞 퍼포먼스(2022.11.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호강 삽질, 멈춰” 대구 북구청 앞 퍼포먼스(2022.11.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해 11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해당 조성 공사를 통과시켰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올해 7월 하천점용 허가를 내줬다. 모든 절차를 통과하면서 북구청은 올해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완공 시기는 내년 12월이다. 

이를 놓고 "파크골프장 난립"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지자체들은 금호강과 낙동강 옆에 우후죽순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금호강 르네상스'에도 파크골프장 사업이 포함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파크골프장(2022년 9월 기준)은 29곳, 클럽 600개, 회원 1만7,000명이다. 전국 파크골프 회원 23%가 대구 골퍼로 추산된다. 

이 중 강변 파크골프장은 22곳, 504홀이다. 수성파크골프장(금호강 옆 27홀), 동구파크골프장(금호강 옆 36홀), 무태파크골프장(금호강 옆 18홀), 강변파크골프장(금호강 옆 45홀), 서재파크골프장(낙동강 옆 18홀), 세천파크골프장(낙동강 옆 9홀), 달서파크골프장(낙동강 옆 18홀), 수림지파크골프장(낙동강 옆 18홀), 팔현파크골프장(금호강 옆 27홀), 하빈파크골프장(낙동강 옆 27홀), 봉무파크골프장(금호강 옆 36홀) 등이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인 ‘파크골프’. 대구지역 내 한 파크골프장 모습 / 사진.대구시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인 ‘파크골프’. 대구지역 내 한 파크골프장 모습 / 사진.대구시
금호강 사수지역 파크골프장.야구장 예정지에서 직선거리 10km 이내 파크골프장 3곳 / 자료.구글지도
금호강 사수지역 파크골프장.야구장 예정지에서 직선거리 10km 이내 파크골프장 3곳 / 자료.구글지도

특히 사수지역 파크골프장 예정지에서 직선거리 10km 안에는 이미 파크골프장 3곳이 있다. 6.17km 내 강변파크골프장, 7.58km 내 무태파크골프장, 9.70km 내 검단파크골프장이 있다.

파크골프장이 홍수에 취약한 것 역시 문제다. 강물이 범람 할 경우 둔치가 침수 피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파크골프장은 강물을 제대로 흡수 못해 침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울산지역에서 태풍 때마다 강변 파크골프장이 침수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주민들이 하천 범람 방지 역할을 못한다며 파크골프장 건설을 반대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와 '낙동강네트워크'는 22일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금호강에 파크골프장과 야구장을 건설하는 북구청을 규탄한다"며 "야생생물 서식지를 파괴하고 난개발로 자연질서를 교란하는 사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배광식 구청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했다. 
 
‘금호강 파크골프장, 야구장 건설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2.11.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호강 파크골프장, 야구장 건설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2.11.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금호강에는 수달, 삵, 남생이, 고니 등 멸종위기종 9종과 원앙과 소쩍새,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7종 등 모두 200종이 넘는 생명들이 살고 있다"며 "공사 예정 구간에서도 수달 배설물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미 너무 많이 개발된 금호강에 더 이상 토건 삽질을 하지 말라"면서 "개발 공사를 철회하고 생명과 공존하는 금호강으로 거듭나도록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우진 대구 북구청 체육시설팀장은 "해당 지역은 대구와 칠곡군 경계로 생활체육시설 혜택 사각지대에 있다"며 "일대 주민들 요구로 인해 쾌적한 체육시설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사업 부지는 대형 화물 차량들 불법 주정차 문제와 생활 쓰레기, 각종 폐기물 방치로 우범화될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이번 공사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주민 만족도 상승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생태파괴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안을 마련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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