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백선엽 이어 이승만 동상까지 설립 '우상화' 논란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07.2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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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27일 이승만·트루먼 동상 제막식
동상, 서울·평택에서 거부...올해 6월 경북 칠곡에 설치
시민단체, "친일파에 이어 독재자까지 기념" 반대 집회
역사 미화 논란에도 450억 들여 '호국파크' 짓는다


고(故) 백선엽 장군에 이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까지 경북 칠곡군에 선다.

각자 친일과 독재자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들이다. 시민단체는 "우상화"라며 반발했다.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에 25일 확인한 결과, 경북도와 칠곡군을 포함한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동상'을 정식 설치하고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막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2023.7.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2023.7.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동상은 높이 4.2m, 폭 1.5m 규모다. 민간단체인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이 성금 모금 운동을 통해 9억원을 모아 동상을 만들었다. 동상은 지난 6월 16일 파주에서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옮겨 세워졌다.

이승만·트루먼 동상은 지난 2017년 4월 제작됐지만,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본래 서울전쟁기념관과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영내에 설치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갈 곳이 없어진 두 동상은 경기 파주시에 보관됐다. 그러다 동상건립추진 모임 측에서 경북도에 찾아가 설치 협조를 요구했다. 도는 경북 영덕과 칠곡 두 곳을 제시했고, 최종적으로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동상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친일 논란이 있는 백선엽 동상을 건립한 데 이어 독재자라고 평가받는 이승만까지 경북도가 앞장서서 기념한다고 하자, 시민사회는 동상 제막을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백선엽 동상 제막 반대 집회가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열렸다. (2023.7.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백선엽 동상 제막 반대 집회가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열렸다. (2023.7.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백선엽 장군 '친일 행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2023.7.5)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백선엽 장군 '친일 행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2023.7.5)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민족문제연구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제주4.3범국민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제막식이 열리는 27일 오전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이승만·트루먼 동상 제막 반대 집회'를 열고 동상 건립을 허가한 경북도를 규탄한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경북도에서 동상 건립 부지를 제공해서 시작된 문제"라면서 "경북도는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호국의 고장이라 말하면서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대표적 친일파인 백선엽에 이어 독재자 이승만도 기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 때 우상화 정책으로 동상이 건립돼 4.19혁명 이후 없어졌는데, 경북도가 되돌리려 하고 있다"면서 "이승만 동상을 세워 기념하는 것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 계승'이라고 명시한 헌법 정신도 거스르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친일파·독재자 기념사업의 심부름센터인가"라고 비판했다.

경북도는 백선엽·이승만 동상 건립으로 '역사 미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부터 3년간 450억원을 투입해 백선엽 기념관 증축, 다부동 전투 스포츠센터, 피란 땅굴 등을 만든다.

경북도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 정리된 것은 없다"면서 "도지사 결정 사항이라 정책에 따라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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