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대구 독립운동 한 눈에...청년들, '광복'을 꿈꾸다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08.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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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근대역사관, 11월 5일까지 기획 전시회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광복회' 주제로 다뤄
신문·사진으로 본 청년들의 목숨 건 항일운동
'박상진 의사' 순국일 8.11일 강의·현장 답사


1915년 8월 25일 일제강점기. 대구 달성공원에서 청년들이 독립운동단체 '대한광복회'를 결성했다.

경북지역 독립의군부·풍기광복단·달성친목회·조선국권회복단 중앙총부 등 4개 단체가 모였다.

그들이 모인 달성공원은 당시 신사가 있어 일본인들이 참배를 위해 자주 드나들던 곳이다. 일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일본인들 틈에 들어가 독립운동 조직을 만들었다.
 
광복회 주요 현장들이 1918년 대구 지도에 표기됐다(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광복회 주요 현장들이 1918년 대구 지도에 표기됐다(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1946년 <민주중보>에 실린 대구 '상덕태상회' 광복회 주요 연락 거점(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1946년 <민주중보>에 실린 대구 '상덕태상회' 광복회 주요 연락 거점(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광복회 총사령은 30대 청년이었던 박상진(朴尙鎭.1884~1921) 의사가 맡았다.

박 의사는 광복회 결성 전인 1912년 대구경찰서(현 대구중부경찰서) 앞에 '상덕태상회'라는 곡물 무역 상회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경찰을 감시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고 연락 거점으로 활용했다.

청년에 뜻에 함께한 청년들이 늘어나자 강원도·경기도·충청도·경상도 등 전국 8도와 만주에 지부를 만들었다. 주요 활동은 군자금 마련과 친일파 처단이다.

독립을 위해서는 군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군대도 만들었다. 군인 양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 전국의 자산가들 조사도 했다. 이들로부터 자금을 받거나, 일제가 거둔 세금을 탈취하기도 했다.
 
대한광복회 독립운동가들이 군 자금을 모으기 위해 대구지역 한 부호의 집에 잠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른바 '대구 권총 사건'을 설명하는 사료들(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한광복회 독립운동가들이 군 자금을 모으기 위해 대구지역 한 부호의 집에 잠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른바 '대구 권총 사건'을 설명하는 사료들(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지역 부호들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였다. 쉽게 독립운동 자금을 내놓지 않았다.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한 부호의 집에 잠입했다. 하지만 현금을 가져오려다 실패해 총을 쏘면서 도주했다. 이른바 '대구 권총 사건'이다. 

경북 경주에서는 일제가 징수한 세금이 든 마차에 몰래 들어가 당시 돈 8,700원을 탈취했다.  '경주 우편마차 사건'이다. 군자금을 모으기 위해 벌였던 광복회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다.

부호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들어갔다. 광복회가 자금 모집을 위해 보낸 통고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상진 총사령을 포함해 60여명의 청년들을 체포했다.

박상진과 채기중 경상도 지부장, 김한종 충청도 지부장 등 5명의 청년들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경찰은 이 밖에도 많은 광복회 소속 청년 독립운동가들을 체포했다. 광복회는 결국 와해됐다.
 
조선총독부 관보...박상진 총사령, 김한종 충청지부장 사형집행 기록(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조선총독부 관보...박상진 총사령, 김한종 충청지부장 사형집행 기록(2023.8.2)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 대구근대역사관(본부장 신형석)은 지난 6월 9일부터 오는 11월 5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대구에서 만나자-1910년대 광복을 꿈꾼 청년들'을 주제로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항일 무장 투쟁 운동을 전개한 광복회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광복회 청년들 모습을 자세히 전달하고 있다. 광복회 결성 당시 대구 모습이 담긴 지도와 사진, 문서와 함께 박상진 광복회 총사령의 사형 판결문 등 80여점의 각종 역사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상덕태상회'의 모습이 담긴 <민주중보> 신문 기사는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6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전시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에 따르면, 기획전이 시작된 지난 6월 9일부터 8월 2일까지 8,200명가량의 시민이 전시를 관람했다. 작년에 진행했던 '대구 능금, 소소한 이야기' 특별기획전에 비해 관람 인원이 1,000여명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전국적 독립운동 조직이 만들어지기 어려웠던 1910년대에 광복회가 대구를 중심으로 무장 투쟁 활동을 전개한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시민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대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대구 1910년대 광복을 꿈꾼 청년들' 전시(2023.8.2.대구근대역사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1910년대 광복을 꿈꾼 청년들' 전시(2023.8.2.대구근대역사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편, 대구근대역사관은 오는 11일 '박상진 발자취를 따라'를 주제로 역사 강의를 진행한다. 박상진 의사 순국일에 맞춰 달성공원, 대구감옥 터, 대구복심법원 터 등 광복회와 관련한 현장을 답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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