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 후손 등 시민 300여명이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촉구했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능진 전 독립기념관장)'는 20일 대구시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추진위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생존 애국지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정치권 인사 등 시민 180여명이 참석했으며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발기인에는 생존 애국지사 3인이 이름을 올렸다. 권중혁 선생은 '대구24부대' 출신으로 일제의 강제징집에 반발해 학도병 항일 의거 운동을 펼쳤고, 정완진 선생은 광복회 부회장으로 대구상업학교 태극단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장병하 선생은 안동농림 대한독립회복연구단 사건에 연루된 애국지시다. 또 후손들도 참여했다. 왕산 허위 선생의 손자인 허경성 광복회 대의원, 박유철 전 국가보훈처 장관, 김구 주석 손자인 김진 선생, 윤봉길 선생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회의원,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비롯해 학계, 종교계, 언론계, 경제계, 정치계, 문화예술계, 시민단체 인사 등 338명이 이름을 올렸다.
추진위는 결의문에서 "대구는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 대한광복회 지휘장 우재룡, 의열단원 시인 이육사, 신민회 회원 구찬회, 의열단원 현계옥, 시인 이상화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라며 "서대문형무소 175명보다 많은 독립운동가 176명이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립운동의 성지인 대구에 지금껏 독립운동기념관이 없어 아쉬웠다"면서 "이제라도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해 대구가 진정한 독립운동의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김능진 추진위원장은 "격동의 시기에 대구는 언제나 그 중심에 있었지만 정작 대구시민도 그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립기념관 건립을 통해 최고의 애국적 헌신인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을 기리고자 한다"고 기념사에서 말했다.
추진위 상임고문을 맡은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대구에 너무 늦게 독립운동기념관을 추진하게 돼 전직 시장으로서 사과한다"면서 "전국의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께서 대구 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주신 데에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참석하지 못한 대신 축사를 보내 "재원 확보 등 어려움이 많지만 각계 각층이 모인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시도 기념관 건립을 위한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생존 애국지사 장병하 선생을 포함해 의병장 정용기 선생 손자인 정대영씨, 강창덕 독립투사민족시인이육사기념사업회 상임대표, 김상호 대구대 총장, 박신한 보훈청장,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이 참석했다.
추진위는 대구형무소역사관과 대구독립운동역사관을 합친 복합 기념관을 예상하고 있다. 부지는 우재용 선생 장남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가 기부했다. 대구 동구 용수동 산67-1 팔공산 기슭 사유지로 크기는 14,374평(47,516m²)에 이른다. 전체 예산은 522억원 정도다. 부지를 기증 받은 만큼 나머지 예산은 정부와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10억원은 모금운동으로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