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이 3년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1명도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국립대병원마저 소아청소년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국민의힘)이 전국 9개 지방국립대병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북대병원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1명도 채우지 못해 충원율 0%를 기록했다. 이 3년동안 정원은 각각 5명(2021년)과 4명씩(2022,2023년)이었다.
앞서 경북대병원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해마다 4명 정원을 모두 채웠다.
경북대병원뿐 아니라 다른 지방국립대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사정도 비슷했다. 전국 9개 지방국립대병원은 지난 2018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 28명을 모두 채워 충원률 100%를 기록했으나, 5년 만인 2023년(8월 기준)에는 30명 정원에 3명 밖에 채우지 못해 충원율이 10%로 내려앉았다.
< 2018~2023년 9개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 현황 >(단위 : 명, %)
그나마 올해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은 각 1명씩 충원했으나 다른 지방국립대병원은 1명도 없었다. 특히 충남대병원은 2020년 이후 4년째 전공의를 1명도 채우지 못해 경북대병원(3년 연속 0명)보다 사정이 심각했다.
지방국립대병원은 이처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찾지 못하자 그 자리를 '계약직 의사'로 꾸려가고 있다. 흔히 진료교수, 촉탁의, 계약전임의 등으로 불리는 계약직 의사는 환자 진료를 목적으로 고용한 의사로, 연구실적이 필요없고 의대생 교육도 하지 않는다.
경북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하자 '계약직 의사'를 2021년 6명, 2022년 14명, 2023년(9월 현재) 11명으로 그 인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다른 지방국립대병원 역시 비슷해, 2023년 현재 충남대병원 19명, 부산대병원은 17명, 전남대병원 10명 등 전국 9개 지방국립대병원에 모두 77명의 계약직 의사를 두고 있다.
<9개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계약직 의사 현황>
이들 계약직 의사는 전임교수와 달리 정부의 총액 인건비 제한을 받지 않는데, 최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봉도 오르고 있다. 이태규 의원은 경북대병원의 전임교수 평균 연봉을 1억9,300만원, 계약직 의사는 2억800만원으로 추정했다.
<9개 지방국립대병원 전임교수 / 계약직 의사 2023년 평균 연봉 비교>(단위 : 원)
이태규 의원은 "소위 돈 안되고 고된 필수 의료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기피가 심화됨에 따라 지역 의료의 구심점이 되는 국립대학병원마저 소아청소년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출산과 저수가, 부모의 악성민원, 잦은 의료분쟁 등이 초래한 복합적 위기인 만큼 범정부적 관심과 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장기간 수련하며 소아청소년 중증·고난도 질환에 대한 역량을 쌓아가는 전공의 대신, 단기간 근무하고 병원을 떠나는 계약직 의사 비중이 커질수록 국립대병원 연구와 교육, 치료 등 의료 역량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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