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병원장은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현행법상 국립대학교병원장은 이사회가 선출해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는 '간접 선출제'다.
하지만 '깜깜이 선출'로 전락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이번 선거부터 직원들이 직접 뽑을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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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에 17일 확인한 결과, 김용림 병원장 임기는 오는 8월 24일 만료된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6월 5일부터 16일까지 차기 병원장 공개 모집 접수를 마쳤다.
▲권태균 전 칠곡경대병원장 ▲박재찬 현 진료부원장 ▲양동헌 현 기획조정실장 ▲탁원영 전 기획조정실장 등 모두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이들은 지원서, 경력증명서, 자기소개서, 병원경영계획서, 연도별 경영실천계획서, 병원공공성강화계획서, 연도별 공공성강화실천계획서를 제출했다.
당연직 8명, 임명직 3명으로 구성된 경북대병원 이사회가 병원장 후보자 4명 중 2명을 교육부에 추천하면, 인사 검증을 거쳐 교육부 장관이 최종 임명하는 간선제다. 병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시행령 제4조 1항'에 따르면, 이사회가 대학병원장을 추천해야 한다. 같은 법 제14조도 '병원장은 이사회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현행법에 따라 전국 국립대학교병원 중 병원장 선출과 관련해 직선제를 채택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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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공공병원 원장을 뽑는 선거가 '깜깜이'로 운영돼 직원들조차 누가 선출되는지, 공약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 내부에서 직선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경북대병원의 경우 직원 4명 중 3명이 병원장 직선제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우성환)'가 6월 19일~7월 7일까지 경북대병원 직원 5,363명을 대상으로 병원장 선출 방식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1,051명(경북대병원 556명, 칠곡경대병원 485명) 중 75%인 787명이 '직원이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병원이사회에 노동자 대표·시민대표 참여'는 19%(204명), '현행 이사회 선출'은 5%(53명)에 그쳤다.
청렴한 경북대병원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는 '연구비 부정사용과 리베이트 근절'이 52%(549명)로 가장 많았고, '친인척 채용비리 근절' 30%(314명), '알선·청탁 등 금지'가 16%(168명)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장이 갖출 최우선 덕목은 55%(579명)가 '소통과 협력'을 꼽았고, 30%(311명)는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청렴도', 15%(154명)는 '공정성'을 선택했다.
병원장 결격 사유 유형은 "신분을 이용한 사적이익 추구",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 "주요 보직에 있을 때 가족 채용", "정권에 맞추지 말고 직원과 함께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우성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장은 "경북대병원은 지역 공공의료기관"이라며 "병원장 선출에 있어서 이사회만 참여하는 지금의 간선제로 계속 갈 경우 지역사회와 직원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 내에서만 병원장 공약을 브리핑하고 있어 일반 직원들은 앞으로 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다. 지역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직선제로 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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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북대병원 측은 현행법대로 지금의 간선제를 유지해 병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노동조합에서 차기 병원장 선출과 관련해 직선제 요구가 나온 것은 맞왔지만, 병원장 선거 방식과 관련해서는 아직 변화 예정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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