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폐업' 해고 1년 2개월 한국게이츠, 대구시청 앞 '단식농성'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08.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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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윤종화 대구지부장 무기한 단식·해고자 19명 106일째 천막농성..."대구시, 노정협의체 구성"


한국게이츠 대구 공장 폐업 1년여만에 노조 인사가 해고자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윤종화 지부장은 지난 25일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대구시에 ▲흑자폐업 의혹 ▲해고자 생존권 해결 ▲산업전환 노정공동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윤 지부장 단식에 이어 한국게이츠 대구 공장 해고노동자 당사자인 채붕석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지회장과 이길우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도 상황을 지켜본 뒤 잇따라 단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게이츠 해고자 대구시청 앞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2021.8.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국게이츠 해고자 대구시청 앞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2021.8.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한국게이츠는 지난해 6월 26일 대구 공장 폐업을 발표했다.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대주주인 한국게이츠는 "코로나 대유행과 전세계 구조조정 일환으로 한국 공장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법률대리인 '김앤장'은 달성공단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노동자 150여명이 해고됐다. 이후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 소속 노동자 19명은 페업 과정에서 '흑자·위장폐업', '먹튀' 의혹을 제기하며 대구시청 앞에서 106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게이츠는 흑자경영 상황에서도 폐업을 통해 147명 노동자를 해고했다"며 "이처럼 전기차·수소차로 자동차 산업이 전환되는 시기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정부와 대구시는 대책 없이 노동자들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는 산업전환 관련해 친(親)기업 정책만 만들고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더 큰 영향을 받는 지역 노동자들과 시민을 위한 정책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미흡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전환 시기 노동자 보호장치가 없다면 제2의 게이츠 사태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꼬집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제조업이 대구지역 산업구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만큼 대구시는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위한 노동정책을 마련하라"면서 "단식에 이어 오는 10월 20일 민주노총 110만명 사회적 총파업에 앞서 대구시도 지역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해 대처를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7월 노조는 대구시에 산업전환 관련 노정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자동차 관련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존 산업 폐업과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실직 문제가 불거지자 노동자 측과 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당시 대구시는 "노동정책·지원사업을 고민 중"이라며 정작 협의체 구성에 대한 답은 피했다. 대구시 일자리노동정과 한 관계자는 "여러 입장을 듣고 있고 이 과정에 노동계 입장도 들을 것"이라고 했다.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황순규)는 25일 논평에서 "일방적 해고에 해고자들에 대한 수억원 손해배상소송까지, 지독한 노동 배제가 단식을 불렀다"며 "대구시는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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