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대구 공장 폐업까지 앞으로 일주일. 노동자 147명은 해고라는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대구시 논공읍 달성공단에 있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한국게이츠가 31년만에 한국 사업을 철수하고 대구 공장을 전면 폐쇄한다고 발표한 벌써 지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오는 31일 대구 공장 폐업 통보 시한을 앞두고, 23일 노사에 확인한 결과, 대구 공장 전체 노동자 147명 가운데 120명이 지금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전체 직원 중 82%가 폐업 통보 한 달간 스스로 퇴사 뜻을 밝혔다. 나머지 27명의 노동자들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았다. 노조 간부 10명과 조합원 17명 등 27명은 앞으로 일주일간 사측과 협상을 벌여 대안을 마련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지자체 노력도 외국 자본에 먹혀들지 않았다. 대구시는 지난 16일 권영진 시장 명의로 미국 콜로라도 본사에 "공장 폐업 재고해달라"는 협조문을 보냈고, 한국게이츠가 물품을 납품하는 현대차에도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공장을 찾아 대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고, 달성군(군수 김문오)도 사측에 "공장 재가동"을 촉구했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김원규(미래통합당.달성군 제2선거구) 대구시의원도 22일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한국게이츠 폐업은 정부가 적극 관심 갖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라고 홍의락 부시장에게 요구했다. 홍 부시장은 "현장 간담회를 실시했고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모든 방안이 무력화 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지난 달 26일 결정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노조가 대구시청,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구 동성로, 현대차 서울 양재동 본사에 이어 청와대 앞에서 농성과 피켓팅을 벌였지만, 공장 문을 다시 열겠다거나 재가동하겠다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 대신 같은 기간 게이측 측은 법률대리인 '김앤장'을 선임해 폐업과 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 먼저 사측은 희망퇴직자에 한 해 퇴직금과 위로금을 일괄 지급한 뒤 오는 31일자로 공장 문을 걸어잠글 방침이다.
그러나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애초 약속했던 '조기 퇴직 프로그램'은 아직 제공되지 않고 있다. 100여명의 노동자들은 동종 업계 고용승계나 재취업 소개 등 어떤 대안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 지회장은 "지자체 대안, 노조 제안 모두 거부 당했다"며 "국내 노동자를 유린하는 상황에서 대화로 해결이 안되면 공장사수라도 해서 일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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