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실세들 TK 출마 잇따라...민주당 "농단세력의 야욕" 비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최경환 경산 무소속 출마..."정치 희생양" 주장
김재원 군위·의성·청송·영덕, 이완영 고령·성주·칠곡
대구, 유영하 달서갑·'진박감별사' 조원진 달서병 출마
민주당 "반성 커녕 또 출마...후보직 사퇴, 자숙해야" 


국정농단 후 국회 밖으로 밀린 '친박(친(親)+박근혜)'들이 '텃밭' 대구경북 총선에 돌아오고 있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곳곳에서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거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왼쪽부터)대구경북 총선에 출마하는 '친박'...최경환, 김재원, 이완영, 유영하, 조원진 / 사진.선관위
(왼쪽부터)대구경북 총선에 출마하는 '친박'...최경환, 김재원, 이완영, 유영하, 조원진 / 사진.선관위


'친박 좌장'이라고 불렸던 최경환(68)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재원(59)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완영(54) 전 국회의원은 경북지역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 채비를 마쳤다. 비교적 최근 '박근혜 복심'으로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유영하(55) 변호사와 '진박감별사(진실한 친박 여부를 감별한다고 붙은 별칭)'로 불린 조원진(55) 우리공화당 대표는 대구지역에서 출마한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경북 경산시 총선 무소속 출마선언 기자회견(2024.1.29) / 사진.최경환 페이스북
최경환 전 부총리의 경북 경산시 총선 무소속 출마선언 기자회견(2024.1.29) / 사진.최경환 페이스북


◆ 최 전 부총리는 내리 4선을 지낸 고향 경산에 출마한다. 지난 1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선언했다. 그는 "정치 인생을 걸고 경산 발전을 위해 뛰겠다"며 "일자리 3만개 창출" 등 공약을 발표했다.  소속된 정당은 없다.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뇌물죄 실형을 선고 받은 이는 공천에서 배제된다. 친정 복당은 거부 당했다. 그의 정치 입문은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다. 2004년 총선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고 당내 요직을 누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돼 '친박 9인회'로 불리며 박근혜의 최측근 인사로 오랫동안 권세를 누렸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본인도 '국가정보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국정원에서 받은 1억원을 의정활동비로 사용한 혐의다. 2018년 '뇌물죄' 유죄가 인정돼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이 최종 확정해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22년 가석방됐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당선 당시 기념 사진 / 사진.김재원 페이스북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당선 당시 기념 사진 / 사진.김재원 페이스북


◆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에 출마한다. 선관위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으로 고향 의성에서 지난 2004년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19대~20대 총선까지 승승장구해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고,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전략통'으로 불렸다.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하던 2022년 3월 24일 다른 친박 인사들과 병원을 찾아 여전히 친박 인사임을 드러냈다.

어려움도 있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 지난해 5월 국민의힘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10월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배신 않고 의리 지킨 이완영" 이완영 전 의원이 총선 예비후보 등록 후 거리 피켓팅 / 사진.이완영 페이스북
"배신 않고 의리 지킨 이완영" 이완영 전 의원이 총선 예비후보 등록 후 거리 피켓팅 / 사진.이완영 페이스북


◆ 이완영 전 국회의원은 고령군·성주군·칠곡군에 출마한다 지난해 12월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등록하고 명함을 돌리고 있다. 그는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당시 '태블릿PC는 고영태의 것. JTBC가 절도한 것'이라며 청문회 증언을 사전 협의한 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박근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친박 50명 심야 회동을 갖고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라는 모임에 동참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사진을 게시했다. 또 '배신 않고 의리지킨 이완영'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피켓팅을 하기도 한다.

이 전 의원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을 지낸 공인노무사로 19대~20대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2019년 정치자금 불법 수수로 벌금 500만원, 무고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5년간 피선거권이 상실됐다가 지난 2021년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당적이 회복됐고,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이번에 3선에 도전하게 됐다.
 

'박근혜 복심' 유영하 변호사의 대구 총선 출마선언(2024.1.22.국민의힘 대구시당)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박근혜 복심' 유영하 변호사의 대구 총선 출마선언(2024.1.22.국민의힘 대구시당)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박근혜 복심'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구 달서구갑 출마선언을 했다. 유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됐다. 이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아 친박 인사가 됐다. 대구시장,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다. 

◆ '진박감별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대구 달서구병에 출마한다. 그는 지난 1월 6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출마선언했다. 조 대표는 18대 국회에 친박연대 소속으로 배지를 달았다. 이어 19대~20대까지 새누리당에서 3선 국회의원으로 전략기획본부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중국 특사 등을 거쳤다. 국정농단 사태 후 친정을 떠나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당을 만들었다. 지난 2019년에는 국회 본관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던 당 지지자들 '국회 난입 폭력사태'를 방조하고, 경비대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혐의(공동주거침입 방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진박감별사'로 불렸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2024년 신년 인사 / 사진.우리공화당 유튜브
'진박감별사'로 불렸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2024년 신년 인사 / 사진.우리공화당 유튜브


유행어가 된 '진박' 단어는 2016년 4.13 20대 총선을 앞두고 나왔다. 당시 조원진 국회의원이 2015년 12월 새누리당 이재만 대구 동구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나 조원진이 가는 곳은 모두 진실한 사람"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진실한 친박인지 아닌지 감별한다'는 뜻의 별명이 붙었다. 

당시 지역구 현역 유승민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며 비박(非朴), 반박(反朴) 인사들을 겨냥해 또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꺼냈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진박' 여부가 쟁점이 되며 공천 파동이 일었다. 이 일로 새누리당은 당시 총선에 참패했다. 122석을 얻어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했다. 

◆ 더불어민주당은 "농단세력의 권력 야욕"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임미애)은 지난 1월 30일 논평에서 "친박 실세 최경환 전 부총리는 총선 출마를 접고 경산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도당은 "최 전 부총리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경산시민 대부분이 제가 문재인 정권의 정치 보복 탄압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해 본인의 파렴치함을 보였다"며 "자신의 범죄를 정치 보복 희생양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김재원 전 최고위원, 유영하 변호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대혼란에 빠뜨린 인물들이 자숙해야 함에도 반성은커녕 총선에 대거 출마하는 것은 대구경북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농단 주범으로 처벌까지 받고도 또 권력 야욕을 부리는 최 전 부총리는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