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근'으로 불리는 유영하(61) 변호사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구 달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권택흥(55) 더불어민주당 달서구갑 예비후보는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구에 출마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팔이로 주민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22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2년 전 고향인 대구에 돌아온 뒤,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만들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노력했다"며 "대구의 부활을 위해 홀가분하게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공약은 이후에 발표한다. 유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하면서 지역 현안들에 대해 파악했다"면서 "지역 요구를 정리해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에 내려온 뒤 지역구를 계속 옮긴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대구에 내려와 파동에 집을 얻어 수성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라며 "수성구을, 달성군, 서구, 중·남구 등 출마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총선 출마를 허락받았냐는 질문에는 "출마를 결정하면 보고는 드리지만, 허락을 받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오는 2월 5일 대구 수성구 한 호텔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 북콘서트(『박근혜 회고록 2 어둠을 지나 미래로』(박근혜 저 / 중앙북스(books) / 2024.2.5.)) 와 관련해서는 "출판사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서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통령 후광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변호인이기 때문에 친박(親朴)이 맞다" 고 인정했다. 그러나 "후광은 당연히 있지만 극복하는 것은 오로지 제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기대 정치를 한 적은 없다"며 "20대 총선 때 출마를 5번 제안 받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변호인 입장에서 일신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것은 인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힘 달서구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유 변호사는 1962년 부산 출생이다. 대구 서부초등학교를 다녔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73년 대구를 떠났다. 군포초등학교, 안양중학교, 수성고등학교,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1995년부터 청주지방검찰청,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로 일했다. 검찰을 나와 변호사 시절 국정농단 사태 때 박근혜씨 변호인을 맡았다. 2022년 4월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시장에게 패배했고, 그해 5월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민주당 권택흥 달서구갑 예비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 변호사의 출마를 비판했다.
권 예비후보는 "유 변호사의 출마 소식에 달서갑 지역 주민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이미 공직선거에서 6전 6패로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평가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의 자질도 문제 삼았다. 권 예비후보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군포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던 2009년 '군포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변론을 맡았다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법조인으로서 인격과 품위를 의심케 하는 수많은 막말을 SNS에 남겨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에서 구의원에 출마해도 자기 지역에서 몇 년을 헌신하고 준비한다"며 "오로지 '박근혜 팔이'로 약체인 현역의원을 밀어내고 공천만 노리는 '정치 철새'만 날아오니 기가 찬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유 변호사는 6번이면 공직선거에 충분히 도전했으니, 달서갑 주민들을 모독하는 정치 놀음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잘 모시길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달서구갑은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예비후보는 22일 기준 민주당 권택흥, 국민의힘 김은하(47) 후보, 유 변호사 등 3명이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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