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대구도서관에 '박정희 동상'? 오준호 후보 "독재 우상화 사업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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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 '동대구역·대구도서관 박정희 동상 건립사업'에 대해 국회의원 후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준호(48) 새진보연합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후보는 2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해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구를 대표할 대구도서관에 '박정희 공원'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시민 혈세를 쏟아부터 진행한다는데 반대 의견은 묵살하고, 아예 대구시를 '박정희시(市)'로 바꿀 태세"라고 규탄했다.

이어 "홍 시장은 시장인가? 아니면 박정희 교주인가? 박정희 동상을 만들어 그 앞에 절하면 대구 경제가 발전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대구지역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0년 넘게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중 꼴찌"라며 "1인당 개인소득도 7대 광역시 중 최하위"라고 꼬집었다. 

"박정희 동상 세운다고대구가 발전합니까? 대구 내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 기자회견'  오준호 새진보연합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동대구역 광장에서 발언 중이다.(2024.3.26)/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면서 "산업을 선도한 대구는 한없이 정체돼 매년 1만여명의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며 대구를 떠나간다"면서 "20년간 대구의 제1당이 어디였나. 바로 국민의힘이다. 견제도 감시도 없이 대구시정과 지역 정치를 주물러 대구 경제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홍 시장은 평가도 반성도 없이 박정희 동상 건립에 세금을 낭비한다"며 "시민을 위한 복지 정책 예산을 독재자 박정희 우상화라니 제정신인가. 박정희는 경제라도 일으켰지, 홍 시장은 경제는 망치고 동상만 일으킬 것이냐"고 따졌다. 또 "홍 시장은 역설적이게도 산업화의 주역인 노인들의 대표 복지인 지하철 무임승차 정책은 축소(무임승차 연령 70세로 상향)했다"면서 "박정희 동상은 세금으로 만들어도 왜 노인 교통 복지 정책은 줄인것이냐"고 지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과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오 후보는 "박정희 시대 산업화와 경젱성장 이면에 헌정파괴와 가혹한 인권유 린이 있었다는 건 지울 수 없는 사실"이라며 "각자 다른 해석을 인정해도, 지방정부가 나서서 대놓고 박정희 찬양 일색인 숭배 사업을 벌이는 건 시민에게 억압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준호 후보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박정희 동상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2024.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오준호 후보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박정희 동상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2024.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려고 한다.(2024.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려고 한다.(2024.3.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역사적으로 시민이 자발적으로 세우지 않은 동상은 반드시 시민의 손으로 파괴되었음을 홍 시장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2.28주운동 도시 대구에서 독재자 우상화 사업이 벌어지는 것을 반대한다"며 "홍 시장은 박정희 동상 건립 등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번 대구 총선에서 박정희 우상화 관련 정책이 나올 경우, 역사 퇴행적 공약의 실현을 막기 위해 그때마다 입장을 내고 규탄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신지혜 새진보연합 대변인은 "민생으로 고통 받는 시민들, 청년이 떠나는 대구에서 소중한 세금을 우상화에 써선 안된다"며 "새진보연합은 미래를 위해 세금낭비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박정희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대구지역 공공장소 2곳의 기존 이름을 박정희 광장(동대구역 광장)·박정희 공원(대구도서관 공원)으로 바꾸고, 각각 동상 2개를 세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간부회의에서 "박정희 동상을 연내 건립하라"고 지시했다.(2024.3.11) / 사진.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간부회의에서 "박정희 동상을 연내 건립하라"고 지시했다.(2024.3.11) / 사진.대구시

홍 시장은 지난 11일 간부회의에서 "오는 4월 중 '대구광역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동상건립위원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또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고, 건립 중인 대구도서관 내 공원을 '박정희 공원'으로 명명하고, 대형 동상을 설치하는 등 2024년 올해 안으로 모든 절차를 완료하라"고도 명령했다. 대구시는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 관련 업무자를 배치하고,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를 운영한다.  

오 후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달성군 집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보수 표심을 모으겠다고 박정희 딸 앞에 엎드리는 소신 없는 선택"이라며 "자기가 잡아넣은 탄핵당한 박근혜 씨에게 비굴하게 고개 숙인은 것은 소신도 용기도 없는 검찰 정치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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