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또 울었다. 이번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다.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들이 함께 배우고 생활할 '작은 둥지'를 마련하기 위해 올 한해 힘겹게 싸운 엄마들. 마침내 문을 연 작은 공간에서 엄마들과 아이들은 지난 21일 저녁 송년의 밤을 보냈다. '담장을 허무는 엄마들(중증 중복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모임)'과 '사회적협동조합함께맘'은 지난 21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센터'에서 송년회를 열었다. 송년회 슬로건은 '더불어 사는 세상 아름다운 인연들과 함께하는 송년의 밤'이다. 이 공간을 만들고 지
"메리 크리스마스! 여기 착한 어린이가 있대서 선물 주러 왔어요"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22일 오후 7시, 대구시 동구 동호동의 한 가정집에 초인종이 울렸다. 대문 너머로 빨간 옷을 입고 배가 볼록 나온 산타와 붉은 뿔이 달린 루돌프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 다섯 살 성주(가명)가 "산타 할아버지다!"하고 소리
대구 동구 지저동의 한 협동조합에서 주민 10여명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 김치에 들어갈 속재료를 다듬고, 야채를 씻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김장철을 맞아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치를 담가 나누기 위해서다. 김치에 양념은 잘 뱄는지 걱정하면서도 "배추가 잘 절여져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기도 했다. 주민들끼리 웃고 떠들며 화기애애한 분위
"산타 왔어요!"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오후 6시 반, 대구시 동구 혁신동의 한 아파트에 대문이 활짝 열린 집이 있다. 산타가 집에 와 선물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5살 성진이가 산타모를 쓰고 빨간색 망토를 둘러맨 채 기다리고 있었다. 배가 볼록 나온 산타와 붉은 뿔이 달린 루돌프가 대문 밖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자 몹시
한해의 끝. 대구 서구 평리동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예배당에서 조금 특별한 기도회가 열렸다. 지난 30일 저녁 성공회 애은성당에서 열린 '가난한 이들의 기도회'. 2021년 끝자락의 겨울밤 불을 밝힌 20명 남짓되는 이들이 예배당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올 한해 지역에서 있었던 차별과 혐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새해에는 그런 아픔이 더
"그 동안 대륙서점을 이용해 주신 고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70년 가까운 전통의 대륙서점이 문을 내리게 됐습니다. 2대째 서점을 한다는 자부심을 이제 접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대구시 중구 동인동 1가 82. 대구시청 옆 헌책방 골목길 터줏대감격인 대륙서점이 70년의 역사를 정리하며 지난해 손님들에게 띄운 마지막 편지다.
새벽 5시 대구 달성공원 일대에 새해 첫 '반짝시장'이 섰다. 4일 중구 달성동 294-1 일대에 달성공원 새벽시장이 문을 열었다. 앞서 2000년 초 개장한 이후 20여년간 서민들 삶의 터전이 됐지만,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문을 닫았다가 엿새 만에 장터가 열렸다. 어둑한 길거리를 따라 상인들은 새벽 일찍 모닥불을 피우고 노점을 차렸다. 트럭과 승합차
화려한 백화점 조명 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동대구역 광장에 허기진 배를 채우러 온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12월 22일 저녁 5시 30분, 무채색의 옷을 겹겹이 입고 추위를 피하고자 웅크린 이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노인부터 30대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광장을 찾았다. 벤치에서 시작된 줄
나눔에도 '코로나 칼바람'...연말, 대구 복지시설 "후원·봉사 급감"대구경북 10곳 중 동구 B시설 "후원금·물품 9천만원 감소", 달서구 A시설 "봉사자 80% 감소"경북, 이발·식사 등 봉사자 80% 줄고, 송년행사 취소 / "비대
거리를 채우던 차들과 행인이 자취를 감춘 새벽. 새카만 겨울밤 가로등만이 북비산네거리를 밝히고 모자를 눌러쓴 사람들이 백팩을 하나씩 맨 채 원고개 시장 앞으로 모여든다. 연말을 향해 가는 12월 11일, 대구시 서구 비산동 북비산네거리 인력시장 모습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대구경북 올 한해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시대에 감염환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민, 노숙인 등 가장 낮은 곳에서 더 큰 고통을 겪었다.'2020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인권운동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한국인권행동 등 48개 대구경북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세계인권선언(1948년 12월
2020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독 우울한 소식들만 넘쳤났던 해였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사회의 인권을 증진시킨 좋았던 소식들도 있었다. 대구경북 47개 단체가 참여하는 '2020 대구경북 인권주간 조직위원회(4.9인혁재단·경산이주노동자센터·대구경북교수노조·대구경북민주화계승사업회&mi
어른이 되면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시설 밖 400일의 일상 장혜영 지음 | 장혜정 그림 | 우드스톡 | 2018년 07월 15일 출간 조민제 / 『어른이 되면』(장혜영 지음 | 장혜
"기다리다 기다리다 어머니가 올해 초 눈까지 멀었습니다. 언제 저를 고향으로 보내줄 겁니까"'평양 시민' 김련희(48)씨가 남북적십자회담 전날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고향으로 보내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탈북 브로커에 속아 2011년부터 8년째 국내에 억류돼 대구에 살고 있다. 김씨와 김씨를 돕고 있는
불혹의 나이에 건강과 직장, 모든 것을 잃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던 송경훈(41.가명)씨. 자신의 이름을 내건 푸드트럭을 꿈꾸며 다시 일어섰다.지난 22일 저녁 대구시 중구 서성로에 위치한 노숙인 생활쉼터 1층 카페. 목발을 짚은 한 40대 남성이 서툰 손길로 커피를 만들었다. 당뇨 합병증으로 오른발과 직장을 잃고 빚더미에 올랐던 그에게 2017년은 몸도
"허허허, 메리크리스마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저녁 혼자 지내는 두 노인은 어린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잠금장치조차 허술한 은색 철문을 열자 제법 두툼하게 차려입은 강씨(75) 할머니가 산타 복장을 한 8명의 청소년을 반갑게 맞이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3명과 초 •중고생 5명이 성탄절을 앞두고 일일 '몰래 산타'가 되어 외롭
"4월이면 꽃구경하러 봄나들이 가고 싶다.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집에만 있다가 부모가 죽으면 시설로 갈 수밖에 없다. 내 삶보다 남겨질 자식 생각에 하루하루 힘겹다. 노인이나 아동 등 비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은 많지만 장애인 지원은 거의 없다" 19세 지적장애2급 아들을 둔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36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지역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철 나는 쪽방 주민들이름 부르는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한파가 전국을 휩쓸고 간 뒤인 지난 26일, 영하였던 최고기온은 5도까지 올랐지만 북구 칠성동 대구역 뒤편의 쪽방은 여전히 추웠다. 오래된 벽과 나무판자로 된 지붕은 찬 공기를 막아주지 못했다. 이가 안 맞는 문에는 비닐을 씌워 바람을 막았다. 쪽방에 사는 사람들은 낮 동안 일을 하러
1. 매주 금요일에 무료급식 봉사를 하러 오는 파티마병원 직원들과 성베네딕토 수녀회 수녀들 (2016.1.22.대구역 북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2. 저녁 7시30분, 줄서서 배식을 받는 사람들(2016.1.22.대구역 북편광장)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3. 쟁반을 받아 벽에 서서, 쪼그려 앉아서 저녁을 먹는 사람들 (2016.1.
새해가 어느덧 보름째 접어들었다. 모든 뉴스의 중심에는 4.13 총선이 자리매김했다. 여야 승패 전망, 예비후보자들의 성향, 지역별 특이성 등 총선 방향을 점치는 정치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평화뉴스는 한해 끝날의 밤과 새해 첫날 새벽 풍경, 새해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서민들의 애환, 지역사회에서 자립을 위해 애쓰는 청년들의 모습, 소외된 노년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