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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산타네"...우리집에 찾아온 '사랑의 몰래 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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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안심 이음' 주민들, 저소득층 23가구 어린이들에게 선물..."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왔어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저녁 6시 반, 대구시 동구 혁신동의 한 아파트에 대문이 활짝 열린 집이 있다. 산타가 집에 와 선물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5살 형진(가명)이가 산타모를 쓰고 빨간색 망토를 둘러맨 채 기다리고 있었다. 배가 볼록 나온 산타와 붉은 뿔이 달린 루돌프가 대문 밖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자 몹시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우와!"하는 탄성을 질렀다.

"안 울고 말 잘 듣는다고 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러 왔어요. 안녕!" 산타가 선물을 건네자, 냉큼 뛰어나와 선물과 함께 담요, 과자, 케이크가 들어 있는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선물 보따리가 무거워 보였지만, 형진이는 두 손으로 보따리를 꼭 쥐며 빠진 앞니가 다 드러날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몰래산타의 선물을 받은 형진이 가족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몰래산타의 선물을 받은 형진이 가족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산타 왔어요 산타!" 몰래산타가 집 초인종을 누르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사진 왼쪽), 몰래산타가 오기 전부터 산타모를 쓰고 산타 망토를 두르고 있던 형진이(5), 선물 보따리를 받고 웃음꽃이 폈다. (우)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산타 왔어요 산타!" 몰래산타가 집 초인종을 누르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사진 왼쪽), 몰래산타가 오기 전부터 산타모를 쓰고 산타 망토를 두르고 있던 형진이(5), 선물 보따리를 받고 웃음꽃이 폈다. (우)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선물 전달식과 기념 촬영을 마치고 "착한 일 많이 하면 내년에 또 찾아올 거에요. 재밌게 놀아!"라는 산타의 말에, 짧은 만남이 못내 아쉬웠던지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뒤돌아 가는 몰래산타 팀의 등 뒤로 고사리 같은 두 손을 흔들었다.

몰래산타가 형진이네를 방문하기 전인 오후 6시 10분에는 동구 신서동의 빌라 밀집 지역에 살고 있는 7살 김선경(가명), 5살 김선동(가명) 어린이의 집을 찾았다. "누구세요?" 귀여운 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왔다, "오호호, 산타 왔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소리가 들리자 굳게 닫혀 있었던 문이 활짝 열렸다.
 
산타가 왔다는 엄마의 말에 내복 차림으로 뛰쳐나와 산타가 나눠준 산타모를 쓴 아이들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산타가 왔다는 엄마의 말에 내복 차림으로 뛰쳐나와 산타가 나눠준 산타모를 쓴 아이들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엄마가 "와 산타할아버지야!"라고 하자, 내복 차림으로 문밖을 흘끔 보고 있던 선경이와 선동이가 "진짜 산타네?"라는 말과 함께 산타를 반겼다. 산타가 산타모를 씌어 주자 해맑던 두 어린이의 미소가 한층 더 밝아졌다. 산타가 "착한 일도 많이 하고, 안 울고 잘 지낸다고 해서 선물 주는 거야"라며 선물을 건네자, 놀란 표정으로 팔을 번쩍 들어 만세를 하며 매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오후 5시 반쯤 산타들은 지현(8.가명), 지혜(6.가명), 지선(3.가명) 세 자매 집을 방문했다.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지선이는 낯선 모습을 한 산타를 보고 잠깐 울먹였다. 지현이와 지혜도 갑작스런 방문에 쉽게 산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쭈뼛거렸으나 산타 모자를 쓰고, 선물 보따리를 받은 이후 얼굴에는 미소가 슬며시 띠였다.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인턴기자

'안심 이음'(대표 황순규)은 성탄절을 맞아 ‘2022 안심이음 사랑의 몰래산타’ 행사를 열었다. 동구 주민 5~6명이 한 조가 돼 총 4개의 조가 동구 일대 저소득층 23가구의 미취학아동과 형제자매 43명에게 따뜻함을 선물했다. 올해 몰래산타 활동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대문 앞에서 간단한 이벤트와 선물 전달만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족 산타’로 참여한 박은경(48)씨는 "봉사를 가족끼리 계속 해 왔지만 아이들이 크고 나니 성탄 분위기가 없어졌다"며 "미취학 어린이들 위주로 선물을 나눠주면서 성탄 분위기도 느껴지고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딸 윤가현(19)양 또한 "산타복을 입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니 뿌듯했고, 평소에 못하는 경험이어서 재밌었다"며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이런 활동이 있으면 언제든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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