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지저동에 있는 '마음나눔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준형). 25일 아침부터 주민 10여명이 모여 김치에 들어갈 속재료를 다듬고, 야채를 씻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김장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다.
김치에 양념은 잘 뱄는지 걱정하면서도 "배추가 절여져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웃고 얘기하며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김장을 됐다. 추워진 날씨 탓에 손은 시렸지만,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자신이 직접 담근 김치로 겨울을 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은 따뜻했다.
지난해에도 김장나눔 행사에 참여한 심순남(65.대구 동구)씨는 "동네 주민으로서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좋은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올해는 재정 상황이 크게 좋지 않아 김장을 적게 하는 것 같다. 내년에는 양을 조금 더 늘려 더 많은 이웃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동구 주민 이향금(57)씨도 "연말에 혼자 계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더 많은 시민의 후원을 통해 내년에는 도움의 손길이 더 넓은 곳에 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장이 끝난 뒤에는 담근 김치를 포기당 3~5쪽으로 나눠 박스에 담았다. 3시간 가량 걸릴 줄 알았던 김장이 1시간 일찍 끝났다. 김치를 담은 박스를 모두 합하니 50여개가 됐다. 서로 "고생했다"며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날 김장은 <마음나눔사회적협동조합>, <동촌종합사회복지관>,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가 마련한 '따뜻한 겨울나기-마음나눔, 김장나눔' 행사로, 김준형 이사장을 비롯해 장지연 사회복지사, 양희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운영위원장, 동구 주민 강도성, 구용회, 김정미, 김정옥, 심순남, 이향금, 최종학, 허경선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도평동, 방촌동, 불로동, 입석동, 지묘동, 효목동 등 동구 곳곳에서 모였다.
마음나눔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19년 설립됐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 없이 매달 10여명의 조합원들이 1만원씩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2020년부터 매달 반찬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연말에 하는 김장나눔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김치 60포기를 했지만 올해는 더 늘려 100포기를 담았다. 행사 진행 1주일 전부터 김장에 쓸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만들었다.
담근 김치는 오는 26일부터 봉사자들이 동구, 북구, 수성구 등 대구 곳곳의 독거노인과 1인 가구 50여가구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김장을 진행한 주민들은 "내년에는 후원이 더 많이 들어와 더 많은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준형 마음나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의외로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면서 "개인 회비로만 조합을 운영하고 있어 예산 부담은 있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이웃들을 위해 내년에도 김장나눔 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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