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일 차별받고 딱 하루 초대받는 '장애인의 날' 슬픈 현실"

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 입력 2016.04.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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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장애인단체, 탈시설과 차별금지 등 52개 정책 대구시에 요구..."동정 아닌 권리를"


"장애인 차별 철폐"...대구 중구에서 행진하는 시민들(2016.4.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장애인 차별 철폐"...대구 중구에서 행진하는 시민들(2016.4.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4월이면 꽃구경하러 봄나들이 가고 싶지만 장애인은 그럴 수 없다. 좋은 날에도 집에만 있다. 내 삶보다 남겨질 아이 생각에 매일 힘겹다" 지적장애2급 10대 아들을 둔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

4월 20일 제3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지역공동체와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등 31개 단체가 참여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는 20일 오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1시간가량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민 2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집회 후 중구 일대에서 3km 행진을 벌였다.

시민 2백여명의 장애인의 날 결의대회(2016.4.20.국채보상기념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시민 2백여명의 장애인의 날 결의대회(2016.4.20.국채보상기념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이들은 "장애인 언니 부양을 견디지 못하고 숨진 20대와 생계를 이유로 장애 자녀를 살해한 사건을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는 바닥"이라며 "지역사회도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강제노동, 공금횡령 등의 문제가 잇따라 장애인 인권침해를 방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탈시설 공약 2년째 아무것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구시가 연 '장애인의 날' 행사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대구시는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장애극복'과 '장애봉사' 상을 수여한다"며 "장애를 극복과 시혜 대상으로 보고 동정하는 슬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장애인의 날' 대구 장애인단체의 '차별 철폐 촉구' 집회(2016.4.20. 대구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장애인의 날' 대구 장애인단체의 '차별 철폐 촉구' 집회(2016.4.20. 대구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때문에 장애인의 날을 맞아 "공적인 탈시설 지원센터를 만들고 지역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장애인에 대한 ▷탈시설을 위한 자립지원사업 확대 ▷고용 보장 ▷기본적 소득 지급 ▷차별금지 ▷이동 편의성 확대 ▷평생교육 보장 ▷보건의료 지원 확대 ▷24시간 활동보조지원서비스 이행 ▷장애인 전환서비스 지원센터 설치 등 52가지 정책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박명애 420장애인대구연대 상임대표는 "화창한 봄날에 장애인들은 사람들 눈치에 집에서만 생활한다"며 "오늘도 차별과 동정의 눈빛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구영희 상임대표도 "매번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와 국가로부터 배제당하고 있다"며 "364일 차별받고 4월 20일 딱 하루 행사에 초대받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근배 정책국장은 "동정보다 권리를 보장하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함게 살자" 탈시설 촉구 현수막을 든 시민들(2016.4.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함게 살자" 탈시설 촉구 현수막을 든 시민들(2016.4.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한편 420장애인대구연대는 근본적인 장애인 정책 수립을 위해 대구시에 정책토론 개최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지난 7~19일까지 시민 642명 서명을 받아 대구시에 전달했다. '대구광역시 정책토론청구에 관한 조례'에 따라, 만19세 이상 주민 300명 이상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정책토론청구 심의위원회가 꾸려지고 이들 과반수가 찬성하면 토론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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