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돈 주고 상 받기', 정치와 언론의 '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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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단체장은 정치적 목적, 언론·단체는 돈벌이...시민 세금으로 이래도 되는 겁니까"


우리말에 '남이 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을 '짬짜미'라고 하지요. 그런데 그 '짬짜미'를 통해서 혈세를 축내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며칠 전 대구MBC(도성진 기자)와 시민단체(대구 경실련)는 대구 경북지방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받은 상과 그 상을 받기위해 지불한 돈을 구체적으로, 백일하에 드러냈습니다. 물론 이 내용은 2008년 이후 매년 나왔던 내용이었지만 이번사안을 더욱 주목하게 한 것은 바로 우리지역(구미, 김천 등)이 그 일에 ‘선봉’이라는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구체적으로 '(최근 3년동안) 대구광역시 27개, 대구 8개 구·군 66개, 경상북도 20개, 경북 23개 시·군 320개로 모두 433개의 상을 받았’고 ‘대구 기초단체 중에선 중구가 20개, 달성군이 19개로 가장 많이 받았으며, 경북 기초단체 가운데엔 영주시가 40개, 김천시가 33개, 문경시가 32개, 칠곡군이 23개, 구미시가 20개를 차지했다'고 알려줍니다. 동시에 '(그것을 위해서) 경상북도는 1,200만원을 수상 관련 예산으로 지출..... 23개 시·군 전체 지출액은 8억여 원.....김천시가 2억9천여만 원을 써 최대, 2억3,980만원 울진군, 1억9,453만원 문경시가 뒤를 이었다'라고 보도합니다.(평화뉴스. 2017.8.11.)

<대구MBC 뉴스데스크> 2017년 8월 9일 방송 캡처
<대구MBC 뉴스데스크> 2017년 8월 9일 방송 캡처

이런 지자체장들의 '돈으로 상을 사는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08년 경남도민일보가 처음으로 '언론사를 낀 돈 주고 상 받기'의 모습을 발표(한국일보와 한국 전문기자클럽 주최, 어청수 경찰청장의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수상)했고, 권언유착의 새로운 유형(이주현, 경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게 부각되었습니다.
 
그 후 이 문제를 제기한 내용들에 대한 기사의 제목만을 보면, 경남 '돈 주고 상 받기' 전국 으뜸(2009.07.29. 경남도민일보),  '돈 내고 상 받기' 비난에도 배짱 좋은...(2008.12.18. 대전시티저널), 대구·경북 지자체 '돈 주고 받은 상' 24개나(2009.05.19. 경향신문 ), 인구 5만 울진군, 돈 주고 상(賞) 사오기 '경북도내 1위' 영광 (2017.08.13 NSP통신), 서울 구청들 '돈 주고 상 받기' 사실로( 2009.08.02. 경향신문), '돈 주고 상 받기'하는 한국마사회(2009.10.19 세계일보)......전국의 지자체, 공단 등 어느 곳 하나 이 문제에 자유로운 고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다시 우리지방에서 이런 일들이 횡횡하는 것은 아무래도 뭔가 구린 구석이 있거나 다른 무엇을 노린 것 같이 자못 찜찜합니다. 이미 2009년 이후 이 문제에 대해<'돈 주고 상 받기' 서울 자치구 공무원 무더기 징계 (2010.04.09 헤럴드경제), 서울지역 구청 '돈 주고 상 받기' 주민감사 청구 (2009.03.11. YTN), 국민권익위, '돈 주고 받는 상' 안돼 (2009.10.06)>처럼 어떤 형태로던 재제를 가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런 일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이런 일은 동종업계의 침묵의 카르텔'이며 '주관하는 단체에는 홍보비나 신청비 명목의 엄청난 수입구조가 창출되고 수상자로서는 자신의 업적을 알릴 명분을 얻기' 위함이라고 논자들은 평합니다. 동시에 '돈 주고 상 받기', 절대 안 사라진다(2008.12.05 오마이뉴스 )며 '(이는) 좀 달라도 결국 광고수익을 얻기 위한 각종 시상 이벤트'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서 지자체단체장은 다음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성과를 올리고, 그 일을 주관하는 자는 돈을 벌기 때문이기에 이런 적폐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요

이런 눈감고 코 베어갈 지역상황에 대해 우리지역의 언론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 형국입니다. 심지어 인구 5만의 울진군에서 자신의 홍보를 위해 2억에 가까운 돈을 쓴 것이나 김천시장의 인터뷰에서 3억이란 국내 최대의 '돈 주고 상 받기'에도 "몰랐다. 협의도 없었다, 언론사에서 조사해서 주는 줄 알았다"라는 무책임의 극치(2017.8.12. 대구 MBC)에도 그 많은 지역의 주간지며 일간지 주재기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는 '알아서 기는' 언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론직필이라고 쓴 액자를 책상 뒤에 숨기구요.

아무리 좋게 말해도 이는 '사전 선거를 위한 포석'이거나 '사전선거운동'이고 이를 부채질하는 '(힘 있는 ?) 언론단체의 돈벌이'이면서 서로의 내일을 위해 시민들의 돈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짬짜미한 '십진발광'이거나 '염병'이라면 너무 과한 표현인가요? 시청건물에 언제나 빠지지않았던 시장님의 수상 소식 현수막이 찜찜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요.
                                                 





[기고]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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