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전문진료센터, 제 역할 다하기 위해서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5.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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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대구경북 5개 병원 8개 센터 / "전문의 부족...권역별 응급센터ㆍ재정지원 늘여야"


대구와 경북지역에 있는 국가지정 전문진료센터들의 성과와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대표 강종문, 이종우)는 27일 저녁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대구경북 국가지정 전문진료센터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발제자로, 류현욱 경북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홍남수 경북대학교병원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예방의학전문의, 황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조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인의협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사회로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국가지정 공공전문진료센터는 대학병원과 민간의료원 등 기존의 의료기관들이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특정 분야 전문진료센터로 지정받는 것으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돼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활발히 시행됐다. 의료취약지 주민들에게 적정한 보건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시설, 장비 예산과 운영비 전부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왼쪽부터)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류현욱 경북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홍남수 경북대학교병원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예방의학전문의, 황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조교수,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2015.5.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류현욱 경북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홍남수 경북대학교병원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예방의학전문의, 황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조교수,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2015.5.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까지 수도권에 있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가 고급화, 대형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화되자 의료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전문진료센터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실제로, '빅5' 병원과 국립대병원 시설을 비교하면 국립대병원 평균 병실수는 187.3개지만, 빅5는 3배 가까이 많은 580개고, 병상수도 국립대병원은 평균 660.1개지만 빅5는 1608.5개로 2.43배나 많다. 전문의 수도 국립대 평균 전체 전문의는 111.6명인데 반해 빅5는 3.56배인 398.3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현재 대구경북 공공전문진료센터 현황을 보면, 모두 5개 병원에 8개 분야 전문센터가 있다. 가장 많은 곳은 경북대병원으로 2000년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2005년 지역 암센터, 2006년 노인보건의료센터, 2007년 어린이병원, 2008년 권역별 심뇌혈관질환센터, 2012년 권역외상센터가 지정됐다.

안동병원은 2000년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2014년 권역외상센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과 영남대학교병원은 각각 류마티스 관절센터와 권역 호흡기 전문질환센터가 지난 2009년 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됐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2011년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로 지정돼기도 했다.

'대구경북 국가지정 전문진료센터의 성과와 과제' 포럼(2015.5.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 국가지정 전문진료센터의 성과와 과제' 포럼(2015.5.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에 전문진료센터가 생겨 대구 소재 대학병원에 인프라와 규모가 확충됐고 시설도 개선돼 선의의 경쟁이 진행됐다"며 "경쟁에 따른 서비스 질 향상은 지역민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병원 규모 한계로 빅5 수준의 의료 인력 충원은 불가능하고 진료환자수 증가도 제한적"이라며 "건강보험의 낮은 수가와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뺀 자금 조달도 모자라 빅5와 차별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불황이 겹쳐 센터에 대한 국회나 복지부의 운영비 지원 중단 요구가 거세져 미래가 불투명하다"면서 "지자체 차원의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류현욱 경북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경대병원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는 전문의 6인, 간호사 42명이 24시간 체제로 돌아간다"면서 "국가와 지자체의 초기 투자 후 제대로된 운영비 지원이 되지 않아 항상 서울대병원 다음으로 과밀화 2위를 차지 한다"고 했다. 그 결과 "항상 평가에서 하위 20%에 머물러 1억원에서 2억원정도 되는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같은 대구경북에 묶여 있어도 안동은 대구보다 환자수가 적어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반면, 대구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때문에 "권역별 응급센터를 4~5개 더 확충하고, 중앙정부의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남수 경북대학교병원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예방의학전문의는 "1999년 암환자의 대구 의료기관 치료비율은 89%였지만 암센터가 생기고 나서는 89.4%로 올라 해마다 조금씩 증가했다"면서 "수도권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해소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비 8천만원, 시.도비 1억2천만원 등 지원비 거의 2억원으로는 인건비를 쓰면 다 쓰는 열악한 구조"라며 "그 결과 전문의도 예산도 부족해져 어려움이 여전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황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조교수는 "암이나 응급질환과 달리 관절염은 시간을 다투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수도권 쏠림현상이 덜하다"면서 "그럼에도 이 같은 종류의 질환 전문센터가 지정된 이유는 지역 의료기술 발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성형외과 같은 인기 분야 병원만 개업하는 현실 때문에 나중에는 비인기 질병에 대해서는 수술이나 진료를 못하는 경우도 올 수도 있다"며 "비인기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전문진료센터가 대구경북에 설립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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