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삽 뜬 경북대병원 '제3병원', 본원 병상 축소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12.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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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340병상...시민단체 "응급의료 공백, 중단" 대책위 결성 / 병원 "국책사업, 대책 고심"


경북대학교병원이 노조 파업 19일째인 15일 '제3병원' 첫 삽을 뜬 가운데, 본원 병상 대폭 '축소'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응급의료 공백을 불러 올 것"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민의료생협, 대구참여연대 등 대구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경북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대병원이 제3병원을 건립해 삼덕동 본원 병상을 현재 950병상에서 340병상으로 3분의 1가까이 축소하려 한다"며 "본원 축소는 지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제3병원 건립을 즉각 중단하고 축소 계획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제3병원 건립 중단' 촉구 경북대병원 노조 피켓(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3병원 건립 중단' 촉구 경북대병원 노조 피켓(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경북대병원 본원축소 응급의료 위기대응 시민대책위원회'를 이날 결성하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경북대병원에 대책마련을 촉구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경북대병원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청회ㆍ토론회, 노ㆍ사ㆍ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논의기구 구성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경북대병원은 제3병원 건립 후 삼덕동 본원 기능을 대폭 축소하려 한다"면서 "그러나 축소된 병상으로는 상급종합병원으로서 기능 상실은 물론 응급의료센터 포기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본원 축소는 경북대병원 내부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시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경북대병원은 말로만 대구시민의 병원이라고 선전하지 말고 제3병원 건립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본원 축소에 따른 의료 공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병원 본원축소 응급의료 위기대응 시민대책위 결성'(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본원축소 응급의료 위기대응 시민대책위 결성'(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건립 추진단>은 15일 대구 북구 호국로 807(학정동 474번지) 경북도종합건설사업소 일대에 경북대병원 제3병원 임상실습동 착공에 들어갔다. 건축연면적은 92,144㎡이고 700개 병상에 이르는 종합의료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 2010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1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책정된 사업총액은 2,490억원으로 35%인 870억원은 국비로 지원된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구용역 단계에서 현재 삼덕동 본원의 병상 950개를 340개로 축소해야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경북대병원 노조도 지난 11월 27일부터 "제3병원 건립 반대"를 내걸고 19일째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처장은 "경북대병원은 시민의 병원으로 종합병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현재 병상수를 유지해야 한다"며 "절반 이상 병상 수를 축소하면 응급의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 대구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일단 공사를 멈추고 논의기구를 만들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조와 힘을 합쳐 건립 중단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19일째 장기 파업 중인 경북대병원 노조(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9일째 장기 파업 중인 경북대병원 노조(2014.12.1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경북대병원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 주장을 반박했다. 염헌규 경북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제3병원은 합법적 국책사업"이라며 "정부 예산이 이미 투입됐고 내년도 예산안도 통과됐다. 이제와 사업 여부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KDI가 발표한 연구결과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면서 "축소는 되지만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민사회가 우려하는 점은 병원도 공감한다. 노조와 대책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경북대병원 노사는 이날 오전에도 파업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만 확인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복지 축소안(방만경영 축소안) 철회 ▶제3병원 건립 중단 ▶월급 6.1%인상을 촉구하며 파업 중이다. 병원은 모든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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