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를 위한 1년...막 오른 대구 '오오극장' 영화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2.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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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만든 영화, 위안부·세월호 참사 다룬 다큐멘터리 등 11~21일까지 장·단편 21개 작품 상영


대구지역 첫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오오극장은 11일부터 오는 21일까지 10일동안 오오극장(대구시 중구 수동 1-6번지 서울한양빌딩 1층)에서 개관 1주년 영화제 '몸에 맞는 영화'를 연다. 오오극장 측은 지난해 2월 11일 대구 첫 독립영화전용관으로 문을 연지 1년만에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이번 영화제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오오극장 개관 1주년 영화제 '몸에 맞는 영화' 포스터 / 자료.오오극장
오오극장 개관 1주년 영화제 '몸에 맞는 영화' 포스터 / 자료.오오극장

영화제에서는 장편 9편, 단편 12편 등 21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11일 개막작은 거리에서 홀로 살며 탭댄스에 대한 꿈을 가진 소녀의 삶을 그린 한국독립 장편영화 '스틸 플라워(감독 박석영)'다. 14일에 개봉하는 또 다른 한국독립 장편영화는 93살 할머니 삶을 다룬 '할머니의 먼 집(감독 이소현)'이다.

단편 12편은 모두 지역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다. 12일과 20일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달리는 대구영화 로컬시네마' 섹션을 선보인다. 특히 12일 저녁 7시 '오오극장 미디어교실 상영회'에서는 주민들이 오오극장 미디어교실에서 만든 단편 3편을 무료로 개봉한다. 박수희씨가 제작한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의 삶을 다룬 10분짜리 단편 '집으로', 기독교 문제를 다룬 박근하씨의 10분짜리 단편 '죄인중에 내가 괴수니라', 영화감독을 꿈꾸는 여대생을 다룬 정다혜씨의 10분짜리 단편 '미정' 등 3편이다.

19일 저녁 7시에는 지역사회 밴드 '찰리키튼' 등 인디뮤지션의 창작권 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0.36프로젝트(감독 박상배)'를 상영하고, 20일 오후 1시에는 시민제작영상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이주여성에 관한 전혜림씨의 다큐 '앗쌀라무 말라이쿰', 대구에 사는 무슬림에 대한 배종민씨의 '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 대구지역 작은 영화관에 대한 김민주·전채령씨의 '우리 동네 영화관' 등 3편이다.
 
오오극장 미디어교실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작품 3편 스틸컷 / 자료.오오극장
오오극장 미디어교실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작품 3편 스틸컷 / 자료.오오극장

20일 오후 3시에는 대구 독립단편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갖는다. '대구독립다큐멘터리 제작과정2기'와 '4.16연대미디어위원회'의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 '블루-옐로우 프로젝트 in 대구', 열정페이 등으로 고통받는 청년세대의 부당노동을 꼬집은 이윤미 감독의 '청년의 難(난)' 등 6편이 개봉된다.

'소통하는 영화 커뮤니티시네마' 코너도 진행된다. 이 코너에서는 영화 주제와 맞는 지역단체와 GV를 갖고 관객이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11일 대구여성회와 함께 여성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무스탕(감독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 13일 녹색당대구시당과 함께 동물 로드킬을 다룬 '어느날 그 길에서(감독 황윤)', 14일 대구 독립서점 '더폴락'과 함께 독립잡지 얘기를 다룬 '피터의 LP투어(감독 원문희)', 16일에는 무지개인권연대와 함께 성소수자들의 삶을 다룬 '불온한 당신(감독 이영)'을 상영한다.

오오극장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창완 프로그래머(2016.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오오극장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창완 프로그래머(2016.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뿐만 아니라 '관객프로그래머의 선택' 코너에서는 1970년대 영국 글램 록스타의 삶을 다룬 '벨벳 골드마인(감독 토드 헤인즈)', 스펙없는 청년들의 삶을 다룬 '족구왕(감독 우문기)' 등 이미 개봉해 작품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은 장편 영화 2편을 영화제 기간 동안 4일에 걸쳐 상영한다. 

김창완 오오극장 프로그래머는 "55석이라는 부족한 좌석 수와 협소한 독립영화 관객층, 돌아보면 아무도 해보지 않은 실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지역주민의 관심으로 오오극장 좁은 문을 연지 벌써 1년이 됐다"며 "주민이 주인인 독립영화관을 위한 한 해였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도 여러분의 몸에 맞는 영화를 보여드리겠다"면서 "힘을 내겠다. 다시 삼삼오오 극장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오오극장은 오는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제 '우리, 할머니'를 진행한다. 영화감독 변영주씨를 초청해 '낮은 목소리'를 상영하고, 시민펀드로 만들어진 '귀향'도 선보인다. 이어 영화평론가 정성일씨 초청 강연회 '다시, 영화'도 올 2월말에 열 계획이다.

대구 첫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입구(2016.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첫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입구(2016.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오오극장은 지난해 2월 11일 문을 열었다. 대구경북독협과 대구민예총, 미디어핀다 등 3개 단체는 '대구 영화 다양성 결핍 해결'을 위해 대구지역에 독립영화전용관을 설립하는데 뜻을 모으고, 지난 2013년 하반기 설립추진모임을 꾸린 뒤 2년 가까이 독립영화전용관 개관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시민 2백여명의 후원금 5천여만원과 3개 단체가 분담한 1억여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오오극장을 설립했다. 규모는 55석 60평짜리 상영관 1관이다. 감독과 관객이 소통하는 '커뮤니티 카페'도 따로 있다. 극장명은 객석이 55석인 점, 삼삼오오 볼 수 있는 극장이라는 것, 여러사람이 원망하고 떠든다는 '오오(嗷嗷)하다'에서 왔다. 독립영화전용관은 서울에 2곳이 있고 지역에는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연 20여편의 독립영화가 제작되지만 배급사·개봉관이 없어 상영되지 못하고 있다.

오오극장 개관 후 8천여명의 관객이 오오극장을 찾았고 50여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됐다. 가장 많은 관객이 든 영화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1년간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나라(책임연출 김진열, 제작 4.16세월호참사 시민기록위원회)>로, 모두 8백여명이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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