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유일 예술영화전용관, 안동 '중앙시네마'도 폐관 위기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3.0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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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지원 끊겨 매월 적자, 안동시도 외면...한철희 대표 "대안 없으면 연말 폐관"


경북지역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 안동 '중앙시네마'도 폐관 위기에 놓였다. 얼마전 문을 닫은 대구 동성아트홀과 마찬가지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철희(50) 중앙시네마 대표는 5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영진위 지원이 끊기면서 매달 1백여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대안을 찾고 있지만 방법이 없으면 연말에 폐관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경북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을 지자체도 시민단체도 외면해 안타깝다"면서 "중앙시네마가 사라지면 경북지역 시민들은 예술영화를 보기 위해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 가야한다. 이 작은 공간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했다. 또 "대구 동성아트홀이 얼마전 폐관한 것을 보고 지난해 9월 영진위 지원에서 탈락한 예술영화전용관들이 모두 비슷한 경영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러다 전국의 예술영화전용관들이 차례차례 모두 문을 닫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경북지역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 안동 '중앙시네마' / 사진. 중앙시네마 페이스북
경북지역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 안동 '중앙시네마' / 사진. 중앙시네마 페이스북

중앙시네마는 안동시 삼산동 140-5번지 건물 3층에 있는 144석의 소규모 극장으로, 지난 2009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영진위로부터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영진위 '예술영화관 운영지원 사업심사'에 선정돼 해마다 4천~5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돼 왔다. 경북지역에서 예술영화관으로 지정된 곳은 안동의 중앙시네마, 대구지역에선 동성아트홀이 유일하다.

앞서 2000년 중앙시네마는 '중앙극장'이라는 이름의 상업 영화상영관으로 한 개인이 설립해 시작됐다. 그러나 2001년부터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안동에도 하나 둘 생기면서 존폐 위기에 섰다. 하지만 이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선정돼 우여곡절 끝에 남게 됐다. 이후 한철희 대표가 극장을 인수해 2년째 운영하고 있다. 매일 4-5회씩, 7년째 1천여편의 예술영화를 상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구 동성아트홀, 부산 아트씨어터C&C, 대전 아트시네마 등 전국 5개 지역 예술영화전용과 함께 영진위 지원사업에서 탈락해 반년째 지원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영진위는 '시설 노후화', '관객 수 저조', '투자 대비 효과 미비' 등 5가지를 탈락 이유로 밝혔다. 

한철희 대표는 자구책으로 안동시와 안동시의회 등 지방자치단체를 찾아 극장이 처한 사정과 유지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지원이나 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개인사업자를 세금으로 지원할 법이나 조례 등이 없어 외면받았다.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 성명서도 제출해 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성아트홀 폐관 대안모색 시민자유토론회(2015.3.3)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아트홀 폐관 대안모색 시민자유토론회(2015.3.3)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건물 월세와 인건비, 시설비 등 매달 들어가는 경상비를 지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한 대표는 결국 함께 일하던 영사기사와 매표소 직원을 쉬게하고 혼자 극장을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예술영화전용관을 찾는 관객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 한 대표는 매월 1백만원의 적자를 보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때문에 한 대표는 극장을 살릴 자구책을 못 찾고 경영난이 지속되면 "연말 폐관"까지 상정하고 있다.

한 대표는 폐관만은 막으기 위해 ▷오는 4월 영진위 지원사업 재지원 ▷협동조합·사회적기업 전환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영진위 지원사업 제도가 얼마전 개편돼 중앙시네마가 다시 지원하더라도 탈락할 가능성이 높고 지원금도 기존보다 절반이나 줄어 운영난이 계속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프로그램 편성도 영진위가 지정한 위탁업체가 맡아 편성권 침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전환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조합원을 모집하고 영화관을 운영할 규모의 출자를 하는 것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한철희 대표는 혼자 지역 시민단체를 찾아 반년째 연대를 비롯한 극장 인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편 동성아트홀은 앞서 3일 '다시 한번 동성아트홀'을 주제로 극장 문을 다시 열기 위한 대안을 찾는 시민자유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민 50명이 모여 극장을 되살릴 대안운동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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