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의 대표는 생쥐가 돼야 한다"

평화뉴스
  • 입력 2017.01.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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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정유(丁酉) 신년을 맞으며...2017년이 우리 정치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 위해


새해 첫 신문에는 참 읽을거리가 많습니다. 한 해를 제시하는 사설로부터 신춘문예 당선작들, 그리고 새로운 필진과 글들 등 모두가 새로움을 접하게 합니다. 이런 새로움에 같이하고 싶어 세 가지 이야기로 '신년 덕담'이란 잔칫상에 숟가락 하나 놓습니다.

첫 이야기는 신문사설에서 보여준 우화를 다시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경향신문 2017년 1월 2일자 사설에는 1962년 토미 더글러스의 캐나다 의회연설이 소개됩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초등학생 고학년용 동화책에 소개된 내용을 옮깁니다.

'생쥐들이 모여 사는 나라에요. 생쥐들도 우리처럼 5년마다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아요. 그런데 생쥐들은 매번 자기와 같은 생쥐가 아닌 고양이를 뽑아요. 고양이는 고양이를 위한 법을 만들기 때문에 생쥐들은 살기가 힘들어져요. 그래서 이번에는 지난번 검은 고양이와는 다른 흰 고양이를 뽑아요. 그다음에도, 그다음에도, 계속 색깔만 다른 고양이를 뽑아요. 생쥐들이 잘살게 되려면 자신들을 대신하는 진정한 생쥐를 뽑아야만 하는데 말이에요'.(저자 마우스 랜드, 토미 더글러스 / 그림 한주리 / 출판사 책으로 보는 세상 2010)


<경향신문>2017년 1월 2일자 오피니언 31면
<경향신문>2017년 1월 2일자 오피니언 31면

2017년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하는 해입니다. 즉 지금까지 생쥐들을 못살게 굴던 고양이를 몰아내고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해입니다. 이런 변곡점에 플라톤의 국가론보다, 맹자보다, 초등학생이 읽어야 할 이 동화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댄 애리얼 리가 쓴『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경식 역, 청림출판  2015)에서 지적한 이야기입니다. 경제학자인 그는 전공분야와 다르게 우리가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진짜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숱한 사례와 통계를 통하여 설명합니다.    

한 예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실험 진행자를 택시를 타게 해놓고  운전사들의 대응방법을 살폈습니다. 그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비장애인에게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부정행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질렀다는 결과를 얻습니다. 사실 시각장애인에게 훨씬 더 쉽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택시 운전사들은 시각장애인을 속이는 것에 더 큰 죄의식과 저항감을 느꼈던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의 실험(대학생의 부정행위 등)을 통해서 비정직,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나, 사업에서, 더구나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피고 동시에 스스로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합니다.

중앙로, 동대구로, 국채보상로에서 열린 4,5,6차 대구시국대회 / 사진.평화뉴스
중앙로, 동대구로, 국채보상로에서 열린 4,5,6차 대구시국대회 / 사진.평화뉴스

그리고 결론으로 그는 제안합니다.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요, 더불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합니다.

선량이라며 선거철에는 누구나 '국민을 위해', '더 행복한 국민의 삶을 위해'라는 구호와 그러기 위해 정치적 덕목(도덕성)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외치고 맹세합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면서 '자신이나 자기무리의 배타적 이익을 위해 사소(?)한 잘못은 '정치적' 이라는 말로 눈감아 주는 것을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게 되고, 조금 더 나아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부정, 부도덕, 부패한 행위조차 '정략적', 혹은 '상황적'이라는 자기합리화, 자기기만를 저지르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 왔습니다. 또 그것이 정치가의 당연한 일처럼 인식되고 그들의 거짓말은 정치꾼의 필요충분조건처럼 받아들이기를 요구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와같은 착한 사람인 척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을 눈감아 주지맙시다. 그래서 그들을 선택해야하는 조건으로 정치적인 노력이나 훈련의 과정, 성과 등이 아니라 그들의 자극 받고 노력하는 도덕성에 좌우되어야 할 것이고 계속해서 도덕 재무장하는 모습을 촉구하고 촉구해야 할 것입니다.

5만 대구 시민과 방송인 김제동씨의 만민공동회(2016.11.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5만 대구 시민과 방송인 김제동씨의 만민공동회(2016.11.2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필립 코틀러 등이 공동으로 쓴 『준비된 우연』(오수은 역, 다산북스 2015)에서 본 2017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누구나 크건 작건 자기만의 터닝 포인트가 있지만 그 영향이나 받아들이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심지어 그것이 터닝 포인트인지 인식조차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계적인 석학·리더들은 '기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있고' '터닝 포인트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기회가 왔을 때 즉각 행동' 이라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 이 시기 우리가 현명하게 처리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2017년이 우리 정치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촛불이 횃불이 되어 구체제를 무너뜨린 시민운동, 시민정치의 힘이 '고양이들이 무늬나 색깔만 바꾸는 변화'에 이용되는 것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생쥐가 생쥐의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확신할 것'과, 둘째로 '기회 준비하는 태도' 즉 대표로 얼굴을 내는 자들이 고양이인지, 생쥐인지, 아니면 생쥐의 탈을 쓴 고양이(착한 척하는 거짓말장이)인지를 꼼꼼히, 차근차근 살피면서, 셋째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시기에는 반드시 행동(참여)으로 옮길 것'이 올해를 맞는 이 시간에 각오해야 할 일이라 확신합니다.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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