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성 커진 대구 '광장' 조성, 첫 걸음을 떼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12.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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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차량 통제·대중교통전용지구 확대 등 제안...중앙로, 지하철 참사 기억 공간으로


국정농단에 분노한 수백만의 촛불이 정치권을 움직여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지금,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광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선출직 공직자들을 촛불과 광장의 힘으로 견제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2.28기념중앙공원, 대구백화점 앞,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국채보상로 등 도심 곳곳에서 주말마다 여섯 차례 시국대회가 열리는 동안 15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매주 늘어나는 시민들의 열기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도 협소했다.

4차 시국대회 당시 주최측 추산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2016.11.26.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4차 시국대회 당시 주최측 추산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2016.11.26.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부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15일 오후 1시 대구YMCA 청소년회관에서 '광장, 상상력의 크기'를 주제로 도심 속 공간의 광장화를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2.18안전문화재단의 정책사업 제안으로 열린 이날 포럼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광장, 상상력의 크기'를 주제로 열린 정책 포럼(2016.12.15.대구YMCA청소년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광장, 상상력의 크기'를 주제로 열린 정책 포럼(2016.12.15.대구YMCA청소년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광장화 논의는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을 비롯해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 권상구 시간과 공간 연구소 상임이사 등의 제안에 김태일 2.18안전재단 이사장,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문화예술인 등이 각자의 의견을 내며 진행됐다.

한상훈 사무처장은 3,4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렸던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광장화를 제안했다. 그는 "평상시에는 차량을 전면 통제해 시민들의 통행권 확보하고, 사안이 있을 때에는 모두가 자유롭게 모여 민의를 모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고 했다. 또 "이날 포럼은 시민의 힘으로 대구 대표 광장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민 사무총장은 "중앙로에서 국채보상로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확대해 대구 사방을 아우르는 광장을 만들자", 권상구 상임이사는 "대구시청 부지에서 도심 공원까지의 공간을 이용해 광장 크기를 넓히자", 김태일 이사장은 "2.28공원에 심어진 나무들을 없애는 등 숨어있는 공간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왼쪽부터)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권상구 시간과공간 연구소 상임이사(2016.12.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부터)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권상구 시간과공간 연구소 상임이사(2016.12.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중앙로를 대구 지하철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상훈 사무처장은 "안전을 의제로 중앙로를 상징화해 대구 지하철참사의 역사를 남겨야 한다"며 "중앙시네마같은 빈 공간을 이용해 트라우마 센터 건립과 참사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경민 사무총장도 "지하철참사 당시 희생자 추모 촛불이 놓였던 2번 출구 앞 통풍구를 상징화하는 작업을 하자"고 의견을 냈다.

서승엽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도 "시민들이 광장에 맞춰 모이는 것이 아니라 광장이 커진만큼 시민들도 많이 모일 것"이라며 "시국대회 후 광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2.18안전재단의 한 관계자는 "안전이 확보된 광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여러 제안들을 적극 검토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차 시국대회 당시 국채보상로에 모인 대구 시민들(2016.12.3)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5차 시국대회 당시 국채보상로에 모인 대구 시민들(2016.12.3)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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