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열린다. 예정일 이틀을 앞두고 법원이 광장 길을 텄다.
대구지법 제20민사부(부장판사 김광진)는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동성로상점가상인회 등 37명이 배진교 제15회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회 위원장 등 대구퀴어축제 조직위 관계자 3명을 상대로 낸 '대구퀴어문화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15일 오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집회는 정치적 약자나 소수자의 의사를 표현하는 유일한 장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사상과 의견 교환을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라고 판시했다.
또 "집회가 실제로 열리는 경우 상인들의 재산권·영업의 자유가 제한될 여지는 있으나 1년에 1차례 토요일에 개최될 예정이고, 집회 시간이 당초 신고한 시간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집회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면서 "집회 개최로 제한되는 재산권·영업의 자유 제한 정도가 표현의 자유 정도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퀴어축제조직위는 이날 논평을 내고 "대구지법의 가처분 기각 결정은 헌법에 명시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 사회에 대한 마땅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축제가 열리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의 '버스 우회 조치 거부'는 규탄했다.
조직위는 "홍 시장은 시민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막고 있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통과하는 버스를 우회하는 행정조치를 거부하는 것은 반인권·반시민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혐오와 차별의 정치를 하지 말고, 시민 통합과 안전을 위해 버스 우회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15일 오후 4시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홍 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제15회 대구퀴어축제는 오는 17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대에서 열린다. 당일 오전 11시부터 6시간 넘게 이어진다. 부스 운영, 무대 행사, 자긍심 퍼레이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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