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놓고 '성(性)소수자 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시장은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 동성로에서 퀴어축제 행사를 반대하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의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지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또 대구퀴어축제가 "대구의 상징인 동성로 상권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며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런 퀴어 축제를 나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소수자의 권익도 중요 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면서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런 퀴어 축제는 안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이 이 같은 글을 올리자마자 해당 게시글에는 비슷한 내용의 답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을 기반으로 한 차별성, 혐오성 글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치인이 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하자 지지자들도 여과 없이 노골적 혐오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성소수자에 대한 홍 시장의 인식은 몇년 전에도 논란이 됐다. 홍 시장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7년 대선 토론에서 "군에서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면서 "군 동성애는 국방 전력을 굉장히 약화시킨다"고 했다. 또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얼마나 많은데"라고 말했다.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는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반발했다.
조직위는 "홍 시장은 최근 '글로벌 스탠다드'를 자주 이야기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한다면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은 전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성소수자 권리를 존중하고 퀴어축제를 축하는 것이 세계적 선진국의 추세인데, 대구시를 '성소수자 혐오 도시 대구'로 만들고 싶은 것이냐"며 "다시 한번 글로벌 스탠다드를 묻고 싶다"고 했다.
특히 "공공기관, 대구광역시의 수장으로서 어떻게 그런 혐오 발언을 할 수 있냐"면서 "혐오와 차별 발언을 일삼는 홍 시장은 그 자체로 공공기관의 대표, 대구시장으로서 자격미달"이라고 규탄했다.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황순규)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심판인 척 쏟아내는 훈계와 혐오의 말"이라며 "평등의 깃발이 나부끼는 동성로에서 혐오 표현을 내뱉는 대구시장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하고 서로의 존재를 응원하는 대구퀴어축제는 오는 17일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다. 15번째 축제 슬로건은 '우리는 이미'다. 1천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등은 대구지법에 대구퀴어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영업방해, 불법 도로 점용 등이 이유다. 이들은 당일 대구퀴어 행사 반대 피켓팅 등 맞불 집회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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