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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퀴어축제 반대" 경찰에 고발...조직위 "성소수자 차별" 반발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5.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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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상인회·퀴어축제반대대책본부 '대구퀴어축제조직위' 고발
"도로 무단점용·부스 설치 불법상행위...서울처럼 광장 막아야"
조직위 "집회시위 자유·평화로운 비영리행사, 낙인찍기 중단"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대구 동성로 상인들과 퀴어축제 반대 단체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도로 무단점용' 등의 혐의로 축제조직위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축제조직위 측은 "성(性) 소수자라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구 중부경찰서에 22일 확인한 결과, '대구퀴어축제반대대책본부'와 '대구동성로상점가상인회'는 지난 18일 중부경찰서에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를 '국유재산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왼쪽부터)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김성미 대표,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 동성로상점가상인회 이준호 회장, 법무법인 추양 박성제 변호사가 대구중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2023.5.18) / 사진.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왼쪽부터)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김성미 대표,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 동성로상점가상인회 이준호 회장, 법무법인 추양 박성제 변호사가 대구중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2023.5.18) / 사진.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조직위가 지난해 주최한 제14회 대구퀴어축제 당시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도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했다는 게 이들 단체의 고발 취지다.

두 단체는 서울시가 올해 퀴어문화축제 개최 예정 장소였던 시청광장 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것을 예로 들며, 대구지역에서도 대구퀴어축제 개최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집회·시위는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고 허가 나면 괜찮은데, 노점상을 운영하는 건 다른 문제"라면서 "허가 없이 불법으로 음식을 판매하다 보니 고발했다. 부스를 설치해서 축제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음식과 기념품을 왜 파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 대구 중구 대중교통지구에서 열린 제14회 대구퀴어문화축제(2022.10.1)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이날 축제에는 모두 43개의 부스가 운영됐다.(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영환 대구퀴어축제반대대책본부 사무총장은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왜 도로를 불법으로 점용해서 과태료를 낸 건 이야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빵과 음식을 행사 운영진과 도우미들에게 나눠준 거라는 해명도 거짓말이다. 오죽하면 동성로 상인회가 공동으로 고발했겠냐"고 주장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퀴어문화축제를 범죄행위로 낙인찍는 것은 혐오·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매년 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하는 데 있어 축제를 반대하는 혐오세력들에 의해 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특히 참가자들에게 가해지는 혐오 표현들이 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수수료를 받고 음식과 액세서리를 판매했다는 고발 내용에 대해서는 "커피는 자원 봉사활동가와 행사진행자들을 위해 조직위 구성단체가 무료로 제공했다. 액세서리도 주관단체의 후원에 대한 보답"이라며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 행사"라고 답했다.
 

대구퀴어축제 행진 맞은 편에 "대구퀴어축제 결사반대" 피켓팅(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퀴어축제 행진 맞은 편에 "대구퀴어축제 결사반대" 피켓팅(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중교통전용지구 바리케이트에 걸린 현수막 "동성로에서 퀴어축제 그만"(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중교통전용지구 바리케이트에 걸린 현수막 "동성로에서 퀴어축제 그만"(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도로를 불법으로 점용했다는 주장은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과 도로 점용 허가는 다른 가치를 지닌 문제"라면서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고 경찰과의 소통을 통해 안전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진교 위원장은 "고발 행위는 퀴어축제에 대한 불법 낙인찍기, 성소수자 약자에 대한 혐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며 "축제에서 나눠주는 선물과 가게에서 판매하는 물품 디자인과 품목은 겹치는 게 없고, 장소도 집회·시위 자유에 따라 집회신고를 하고 장소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구퀴어축제조직위 공동대표단이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퀴어축제조직위 공동대표단이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2.10.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6~7월 중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조직위에서 논의 후 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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