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현습지에 멸종위기 '담비'...대구환경청, '거짓·부실위' 열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8.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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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산지 능선 지난 1일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 담비 한마리 첫 발견
미꾸리·수리부엉이 등 법정 보호종 9종 서식
"환경평가 거짓부실검토위 열어야" / "검토"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종 1급 얼룩새코미꾸리에이어 멸종위기종 2급 수리부엉이 가족이 발견되더니, 이번엔 멸종위기종 2급 야생생물 담비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에 8일 확인한 결과,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2시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실사팀과 함께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생태조사를 위해 이곳을 들렀다가, 산지 절벽 능선에 서 있는 담비 한마리를 20m 앞에서 목격했다고 밝혔다.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담비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담비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담비는 호랑이, 표범 같은 대형 포유류가 사라진 대한민국에서 삵과 함께 육상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담비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으로 국가가 보호하고 있는 법정 보호종 야생생물이다.

이들 단체가 팔현습지에서 생태조사를 통해 발견한 법정 보호종은 모두 9종이다. 

▲멸종위기 1급 얼룩새코미꾸리 ▲멸종위기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삵(멸종위기 2급) ▲흰목물떼새(멸종위기 2급) ▲황종롱이(천연기념물) ▲남생이(멸종이기 2급, 천연기념물) ▲원앙(천연기념물) ▲담비 등이다.
 
팔현습지의 깃대종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가족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팔현습지의 깃대종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가족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문제는 이곳이 대규모 공사 예정지라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368억원 예산을 들여 슈퍼제방 확장, 교량형 보도교 건설사업을 한다. 이른바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구간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금호강 사색이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당시 수달, 삵, 원앙 서식은 확인했지만, 나머지 법정 보호종 서식은 확인하지 못했다. 누락한 채로 평가를 통과시켰다. 

환경단체는 "엉터리 평가"라며 이를 근거로 한 하천정비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반발했다.특히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잘못된 평가서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이 얼마나 살고 있는지 전수조사해 보전하라"고 요구했다. 
 
금호강 팔현습지 왕버들숲(2023.6.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호강 팔현습지 왕버들숲(2023.6.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수근 금호강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팔현습지에서 담비까지 목격됨으로써 이곳의 생태적 가치가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환경부는 생태조사단을 꾸려 즉시 전면 실태조사를 하고, 팔현습지에서 개발사업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온전히 생태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이 계속 발견되자 환경평가를 한 대구환경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환경청은 해당 환경단체 측에 야생생물들의 서식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검토위원회 개최 여부는 갸웃했다. 기존 평가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 되돌이킬 수 없고, 거짓부실검토위 자체를 거의 개최한 사례가 없는 탓이다. 거짓부실위가 열리기 위해서는, 자료의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실제 서식 여부 등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습지 안쪽 왕버들숲이 우거진 모습(2023.6.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습지 안쪽 왕버들숲이 우거진 모습(2023.6.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환경청 환경평가과 관계자는 "아무때나 거짓부실위를 열지 않는다. 증빙 자료가 있어야 한다"며 "평가 당시 동물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시기 문제일 수 있고, 단순 누락일 수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나가다 찍힌 것일 수 있다. 내부에서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강공대위는 오는 10일 팔현습지에서 육상동물과 조류, 어류 전문가들과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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