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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파크골프장, 광역시 중 최다인데...금호강에 또 108홀 증설 '난개발'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2.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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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달서구·달성 통과 금호강 6곳 82억 증설 계획
낙동강유역청에 '하천점용' 신청→소규모환경평가 앞둬
"수요 증가, 체육활동 진흥...도심은 좁고 비싸" 강행
대책위 "서울의 2배, 생태파괴→탐욕 멈추고 철회" 


일반 골프를 작은 규모로 자연환경에 옮겨 즐기는 '파크골프'. 누구나 쉽게 배워 최근 인기다. 노인층에 이어 젊은층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다. 

큰 인기 속에 난립 부작용도 보인다. 특히 대구는 8대 특별·광역시 중 파크골프장 수가 가장 많다. 서울·부산과 비교하면 2배, 울산·광주에 비하면 3~4배 많다. 낙동강과 금호강 둔치에 봇물이다.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대구 한 파크골프장 모습 / 사진.대구시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대구 한 파크골프장 모습 / 사진.대구시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금호강 르네상스'를 통해 더 짓겠다고 공약했다. 지난달 '금호강 6곳에 108홀 증설' 구체적 계획도 냈다. 시민사회는 "난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발과 보존'을 놓고 또 갈림길에 섰다. 철회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대구시는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생태환경 파괴 홍준표 시정 규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 피켓팅(202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생태환경 파괴 홍준표 시정 규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 피켓팅(202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 체육진흥과에 1일 확인한 결과, 금호강 둔치 6곳에 108홀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증설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사업 구간에 포함된 동구, 서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개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 기초단체도 이 사업에 동의한 상태다. 대구시 총괄 아래 추가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각 구.군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하천점용 허가'를 신청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하천점용 허가 여부에 앞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한다. 환경청이 불허하면 사업은 취소된다.  

빠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가 되면 각종 허가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대구시는 예상했다. 대구시는 허가가 떨어지는대로 바로 파크골프장 추가 건설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82억여원이다. 시비(61억5천만원)와 특별교부금(21억)으로 충당한다. 거의 대구시 예산이고 구비는 극히 적다.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거세게 반발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실련, 생명평화아시아 등 18개 시민단체·정당이 모인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생동물의 집 금호강 둔치에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후 홍 시장에게 '금호강 둔치를 빼앗지 말아달라'는 제목의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대책위는 "대구의 파크골프장 수는 인구 수가 월등히 많은 서울과 부산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수치"라며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여기에 또 짓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비판했다. 또 "파크골프장 28곳 중 금호강에 절반인 14곳이 있다"면서 "금호강에 추가로 증설하는 것은 탐욕"이라고 규탄했다. 

전국 파크골프장 현황(사단법인 대한파크골프협회·통계청 자료)을 보면, 8대 도시 중 ▲대구시가 28곳으로 최다다. ▲서울 11곳 ▲부산 10곳 ▲울산 8곳 ▲광주 7곳 ▲세종·인천 각각 5곳 ▲대전 4곳이다. 17개 시.도 기준으로 보면 ▲경남 50곳 ▲경북 43곳 ▲경기 1곳 ▲전남 33곳 순이다.     

이어 "야생동식물들 집이 강변"이라며 "골프장이 생기면 살 곳을 잃어 하천 생태계가 망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일부 주민만을 위한 개발을 철회하라"며 "환경청은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백번 양보해 이미 개발한 곳을 활용하면 되지 또 증설한다는 것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리한 조성"이라며 "강행하면 환경단체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다.
 
"금호강을 자연 그대로" 대책위 피켓팅(2023.2.1.대구시청 산격청사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금호강을 자연 그대로" 대책위 피켓팅(2023.2.1.대구시청 산격청사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는 타당한 사업이라며 철회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심 내 건설은 좁은 공간과 비싼 땅값으로 인해 건설이 어려워 강변 둔치가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파크골프 수요가 늘어나 기존 장소가 부족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체육시설을 추가로 지어 시민 건강을 진흥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은 이날 논평을 내고 "수달, 삵, 고라니, 너구리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파괴해선 안된다"며 "홍 시장은 파크골프장을 얼마나 더 지어야 직성이 풀리겠는가. 정의당은 난개발에 반대한다. 해당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찬균 대구시 체육진흥과장은 "많은 시민들이 실제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고 이용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시민들 요구는 물론, 체육활동 목적 그 자체로도 취지가 좋기 때문에 증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환경적인 우려가 있다면 환경청에서 사업을 허가해줄리 만무하다"면서 "아직 환경영향평가도 받기 전이다. 평가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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