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도 발견...금호강 팔현습지 "환경평가 부실"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6.12 21: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습지 안 멸종위기 2급 수리부엉이 한 쌍 서식 확인
멸종위기 1급 얼룩새코미꾸리 보호종 잇따라 발견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평가에서 모두 누락
환경단체 "환경부, 엉터리 평가...사업 원점 재검토"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수리부엉이 한 쌍이 발견됐다. 

멸종위기종 1급 얼룩새코미꾸리에 이어 멸종위기종 2급 수리부엉이 서식까지 확인됐다. 

이들의 서식이 확인된 곳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슈퍼제방과 교량형 보도교 건설 등 368억원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진행 구간이다.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이들의 서식이 누락됐다.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지방환경청은 일부 내용을 보완해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환경청 환경평가 통과 이후 법정보호기종 야생생물들이 연속으로 발견돼 "환경평가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멸종위기종 생물들의 서식처인 팔현습지에서의 하천정비사업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반발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하천정비상업을 앞둔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수리부엉이 비행 모습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수리부엉이 비행 모습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팔현습지에서 이들 단체는 앞서 9일~10일 이틀에 걸쳐 생태 탐사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팔현습지 안에서 수리부엉이 두 마리 한 쌍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연속적으로 목격했다고 밝혔다.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 당시 수리부엉이와 얼룩새코미꾸리 등 보호종의 서식 사실은 빠졌다.

이들 단체는 "수리부엉이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빠뜨리기 어려운 조류"라며 "수리부엉이마저 빠진 환경영향평가라면 부실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고 했다. 때문에 "대구 3대 습지 팔현습지의 가장 핵심 생태 구간을 건드려 보호종들 서식처를 망가뜨리는 이번 사업은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리부엉이처럼 대형 조류를 그것도 두 개체나 누락했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됐음을 방증한다"며 "앞서 얼룩새코미꾸리도 누락시킨 사실로 미루어보아 대구환경청은 전문위원회를 꾸려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강을 건너는 고라니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강을 건너는 고라니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구 수성구 금호강 팔현습지 인근에서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금호강 사색이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과 연결된 구간이다. 전체 길이 3.77km, 5m 제방을 폭 7m의 슈퍼제방으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또 산지 절벽 앞에 1.54km에 이르는 교량형 보도교를 신설한다. 전체 예산은 당초 287억원에서 80억원 증액돼 현재는 367억원이다.  

환경단체는 환경영향평가 이후 팔현습지에 법정보호종 6종이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된 점을 이유로 하천정비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환경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가도 없고 절벽 구간에 새로운 길을 내고 다리를 건설하는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