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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개발, 대구시가 이미 3년 전에 '국가사업 시행' 건의
금호강 하천정비...수성구 '사색길'+대구시 '자전거도로'
대구시, 환경부에 공문 "두 사업 국가에서 추진해달라"
환경부·국토부 보전지구→근린친수 변경 '고모지구 사업'
환경단체 "대구시 생태멸절 공사 책임...결자해지" 촉구
2023년 11월 15일 (수) 15:10:2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금호강 팔현습지 개발을 대구시가 3년 전 '국가사업'으로 시행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대구시에 15일 확인한 결과,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20년 7월 대구시장 명의로 낙동강유역환경청 전신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금호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대한 국가사업 시행 건의> 공문을 보냈다. 담당 부서는 대구시 수변개발과다. 금호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국가의 사업으로 선정해서 시행해달라는 게 대구시의 요구 사항이다.
 
   
▲ "수달도 살고 싶어요"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피켓팅(2023.1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공문에서 대구시는 "우리시(대구시)에서 계획 중인 '금호강 좌안 자전거도로·산책로 연결사업'과 대구시 수성구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며 "국가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건의하니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금호강 좌안 자전거도로·산책로 연결사업(대구시)'과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수성구청)'을 합쳐 국가사업으로 시행에 달라는 것이다. 대구시 동구 동촌유원지에서 수성구 팔현마을 입구 일대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당초 40억원으로 책정했다. 
 
   
▲ '대구광역시 금호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대한 국가사업 시행 건의 문건'(2020년 7월) / 자료 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국가사업 시행 검토 결과, 앞서 2016년 8월 부산지방국토관리청(낙동강유역환경청)에 국비 지원을 건의 했으나 "4대강사업 완료로 국비 지원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 5월 국토교통부와 국비 지원을 협의했다. 한달 뒤 하천기본계획 '보전지구'에서 '근린친수'로 변경했다. 국가 하천 금호강 내 자전거도로는 국가 시설물로 지자체가 추진기에 부담스러워 국가의 승인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대구시의 요구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받아들인 셈이다. 

그리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당초 1.3km 공사 전체 길이를 4km로 늘려 슈퍼 제방과 교량형 보도교를 건설하는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시행 중이다. 예산도 368억원으로 증액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당시 대구시로부터 공문을 받은 것은 맞다"며 "당초 이 사업은 수성구의 사색있는 산책로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고모지구 정비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의 오랜 요구를 담은 공문"이라며 "사업비도 많이 들고 금호강은 국가 하천이라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습지가 있다 해서 산책로 사업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면서 "환경과 조화롭게 사업을 하면 될 이다. 환경단체는 반대하지만 주민들은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 금호강 팔현습지의 수령 393년 왕버들숲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와 참매 등의 탈을 쓴 환경운동가들(2023.1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문제는 제방 공사 4km 구간에 대구시 지정 3대 습지, 팔현습지가 포함됐다. 게다가 본격 공사에 들어가기 전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법정보호종 14종(멸종위기1급 얼룩새코미꾸리를 비롯해 수달, 새매, 멸종위기 2급 수리부엉이, 삵, 흰목물떼새, 큰고니, 큰기로기, 남생이, 담비 등의 천연기념물)이 최근 잇따라 발견돼 전체 공사는 현재 멈춘 상태다. 대구지방환경청은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열어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시행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결과는 조만간 나온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동물권행동 카라, 정의당 생태위원회,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해방물결, 비긴은 15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 토건 삽질을 조장한 대구시를 규탄한다"며 "개발 공사로 팔현습지의 법정보호종 야생동물들 생태 서식지를 파괴한 것에 대해 대구시가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 "팔현습지 토건 삽질 조장 대구시 규탄한다" 기자회견(2023.1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팔현습지는 대구의 3대 습지 중 하나로 야생동물 보호구역과 생태자연도 1등급지를 포함하는 중요한 철새도래지"라며 "온전히 보전되어야 할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렬 대구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 야생동물의 보고로, 금호강 전체 대구 구간 42km에 보호종 13종이 서식한다"며 "팔현습지 3km 구간에만 같은 13종 보호종 야생동물이 살고 있어 멸종위기종 보루인 '숨은 서식처(Cryptic Habitat)'로 반드시 보전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와 대구시는 이곳에다가 '주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산과 강을 가르는 교량형 보도교를 건설하려는 '토건 삽질'을 예정하고 있다"면서 "환경부발 삽질"이라고 지적했다. 
 
   
▲ "팔현습지는 우리의 집, 개발사업 폐기하라" 피켓팅(2023.11.15)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금호강은 야생동물들의 집. 팔현습지를 지켜내자" 피켓팅(2023.1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호석 공대위 대표는 "환경부의 토건 삽질 사업을 애초에 제안한 게 대구시란 게 확인됐다"며 "멸종위기종을 지키고 돌봐야 할 환경부와 대구시가 도리어 생태계를 말살하는 사업을 하는 것은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고 했다. 이어 "보도교가 건설되면 생태계가 단절돼 팔현습지의 생태적 온전성이 사라진다"면서 "생태 공간이 교란 당해 멸종위기종들이 살아갈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구시와 환경부는 팔현습지 개발 공사를 멈추고,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도 철회해야 한다"며 "야생생물들의 집인 금호강에서의 삽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학생들에게 자연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규탄 피켓팅(2023.1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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