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위기' 대구 팔현습지, 내셔널트러스트 '이것만은 꼭 지키자' 선정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09.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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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1회 공모전, 자연·문화유산 7곳 선정
네티즌 평가·서류심사·현장심사 거쳐 최종 선정, 시상식 10.7일
"법정보호종 서식처 훼손, 환경영향평가 부실...환경부 책임"
낙동강환경청, 금호강 368억 공사 강행...이번 달 제방 확장 예정


환경부의 대규모 공사로 '자연훼손' 위기에 처한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가 '이것만은 꼭 지키자' 수상지역으로 선정됐다.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호 활동을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는 30일 '제21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수상지역으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공모한 금호강 팔현습지를 선정했다.
 
'제21회 이것만은 꼭 지키자 수상작 공고' (2023.8.30) / 사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1회 이것만은 꼭 지키자 수상작 공고' (2023.8.30) / 사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고 환경부·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은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직접 제안해 보전하자는 취지다.

이 상은 지난 2000년 제정돼 올해 제21회를 맞았다. 매년 전국의 시민단체나 개인에게 훼손 위기의 자연·문화유산을 공모받는다. 네티즌 평가와 서류심사, 전문가 현장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선정 이유에 대해 "팔현습지 주변에 설치될 교량형 보도교 공사가 왕버들숲을 포함해 법정보호종의 서식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며 "환경청이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가 있는데도 부실하게 조사해서 서식처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선정작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10월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산림문학관 문학의집에서 개최한다. 시상식에서는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환경부장관상', '문화재청상', '한국환경기자클럽상', '아름다운 자연유산상' 등 7개 부문 수상작을 최종 발표하고 시상과 함께 수상단체·개인에 상금을 전달한다.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깃대종 수리부엉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깃대종 수리부엉이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담비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2급 담비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금호강 팔현습지는 멸종위기종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와 수달,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와 삵, 흰목물떼새, 남생이 등 법정보호종 9종이 사는 '야생동물의 집'이다. 하지만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곳에 대규모 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환경단체로부터 반발이 일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5년까지 대구 동구 효목동~수성구 매호동 일원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구간에 5.3km, 14만 2,867㎡ 규모로 자전거도로 등 산책로를 건설하고, 제방을 확장한다. 1.5km 길이의 교량형 보도교도 건설한다. 예산 368억원을 들여 제방은 이번 달 확장 공사에 들어가고, 보도교는 공법 변경이 끝나면 내년 10월 건설할 예정이다.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2023.8.21. 금호강 팔현습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2023.8.21. 금호강 팔현습지)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환경단체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팔현습지 내 보도교 건설 추진에 대해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팔현습지 보도교 설치공사 반대 서명운동을 지난달 26일부터 전개하고 있다. 9월 4일 오후 12시 기준 1,971명(온라인 1,737명, 오프라인 23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부는 오는 7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상 제목에 걸맞게 팔현습지는 국내에서 꼭 지켜야 하는 곳"이라며 "보전 구역에 선정된 만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보도교 건설을 추진해 환경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 원형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1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선정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은 경기 파주 공릉천 하구와 좌우 농경지(공릉천친구들), 전남 구례 사포마을 다랭이논(사포마을골프장건설저지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대구환경운동연합), 인천 부평 도쿄제강 사택(손민환), 충북 옥천 대청호 골프장 예정지(대청호골프장반대범유역대책위원회), 경남 밀양 고려내화주식회사 공장 건물(영남대로복원범시민추진위원회), 인천 제국제마 주식회사 사택(곽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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