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4.18 목 17:00
> 뉴스 > 교육/노동 | 책속의 길
   
"홈스쿨, 가족끼리 함께 한 시간들이 많아서 좋았어"
권영해 / 『샬롯 메이슨과 함께하는 교육』
(카렌 안드레올라 지음 | 임종원 옮김 | 꿈을이루는사람들 펴냄 | 2007)
2019년 04월 15일 (월) 10:12:14 평화뉴스 pnnews@pn.or.kr

큰 아이가 학교를 갈 때쯤 공교육보단 대안교육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알아보는 중에 홈스쿨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만나게 된 책이 <샬롯 메이슨과 함께하는 교육>이다. 샬롯 메이슨(1842-1923년)은 영국의 교육가이면서 홈스쿨 운동의 창시자이다. ‘전국학부모교육연맹’을 만들고, 젊은 여성들을 교육하는데 힘을 썼다.

한 사람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자란다.
다시 말해, 사람은 살아있는 인격체다.
사람의 성품을 빚어 가기위해 의도된 온갖 외부적인 교육장치와 활동들은
장식품에 지나지 않으며, 반드시  필요한 부분도 아니다.
아이를 많이 간섭하면 간섭할수록,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점차 줄어든다.(p.58)

   
 
헬리콥터맘이라는 단어가 생길만큼 자녀 주위를 챙겨주는 엄마들이 늘고 있던 시기에 저것은 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까? 더 와 닿는 문구였다. 하지만 쉽게 홈스쿨을 시작하지는 못하고 큰아이는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 3학년이 되던 해 우리 부부는 홈스쿨을 결정을 했다. 물론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면 좀 더 지켜봤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아이는 학교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늘 아침에 깨우면 짜증을 내고 울던 아이는 홈스쿨을 시작 한 첫날 눈을 뜨며
"아~ 잘 잤다." 라고 말하면서 일어나는데 그 말이 듣기 참 좋았었다.

시작할 때까지 반신반의했던 남편은 일주일 만에 시댁에 가서 홈스쿨을 하겠노라고 이야기를 하고 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책에선 한 주제를 선택하여 그 주제에 다른 과목들을 동시에 접목시키는 통합교육을 이야기 했고, 우리 가정에도 참 잘 맞는 교육 방법이었다. 좋아하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 역사에 관련된 곳을 직접 찾아가서 체험을 해보고, 스케치도 하며 그 시대의 음악을 듣고 이야기하기엔 하루하루가 부족할 만큼 시간들이 빨리 흘렀다.

모임도 했는데 일주일에 2번 모임을 가졌다. 한번은 모여서 부모들끼리 일주일동안 있던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들은 악기도 배우고,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서 뷔페처럼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역사와 과학도 배웠다(아래 사진은 .화산에 대해 배우면서 실험하고 만들기를 했던 모습). 또 한 번은 모여서 여름엔 축구를, 겨울엔 농구를 선생님을 초빙해서 배웠는데 아이들이 이 시간을 특히 좋아했었다.
        
우리 아이들이 “할 일이 없어요!”라고 불평을 털어 놓을 때,
실제로 그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제발 나를 좀 즐겁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이다. (P.33)


   
▲ 화산에 대해 배우면서 실험하고 만들기를 했던 모습 / 사진. 권영해

이렇게 매번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니 가사 일을 엄마만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가사 일에 동참하게 되었고, 바쁜 와중에 가사 일까지 도우니 처음에 시작할 때 심심해서 어쩔 줄 모르던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들이 자기 전 내일은 또 무엇을 할지 궁금해 하며,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투덜댈 때 행복했다. 그러나 늘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홈스쿨을 하고 싶어 하는 부모들에게 연락이 오면 난 이렇게 이야기한다. 부모의 성격이 바닥까지 보여 줄 자신이 있으면 해도 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방학 때만 함께 해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힘든데 20년 동안 24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내 모든 것을 보여줘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많은 실수를 했고,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에게 수 없이 사과를 했으며, 용서를 구했다.

샬롯의 책들을 읽으면서,
어떻게 우리가 교육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에 관한 철학과
방법론을 정립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일어나고, 자리에 둘러 앉고, 하루를 보내는 여러 가지 다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멋지게 짜 놓은 몇가지 공부 시간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우리 입, 태도, 본보기를 통해서도 끊임없이 배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하루 생활 계획표에 따른 공부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것은 샬롯 메이슨 방법이 아무런 생활 계획표도 짜지 않는 사람들과
혼돈을 일으켜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하늘 아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p.102)

그렇게 시작한 홈스쿨은 올해 12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러나 공교육이 아닌 대안 교육을 선택한 우리 부부로서는 늘 불안했고, 걱정을 했지만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우리 엄마면 좋겠어요. 홈스쿨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편지를 받고, 그 불안은 안정으로 감사로 바뀌었다.

이 글을 쓰면서 아이들에게 홈스쿨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일을 물어보니
"가족끼리 함께 한 시간들이 많아서 좋았어."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참 좋았다.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그리고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라브리 가정교육> (수잔 쉐퍼 팩콜리 지음) 권해드리고 싶다.

   
 






[책 속의 길] 165
권영해 / 홈스쿨하는 두딸의 엄마. 협동조합 웰펀 이사
     관련기사
·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평화뉴스 15년을 만든 독자들
· 누구랑 제일 친해? 누구랑 제일 잘 지내?· 관계성에 대한 깨달음 : 나의 경험과 지식을 보편화하지 않았는가
· 가장 힘들었던 여름, 농사꾼에게 마음껏 책 읽기란...· 내 조국은...분단이 낳은 상처, 재일 조선학교의 그림자
· '땅' 위에 앉아 '땀' 빼앗지 못하게 하라· "장난감이 아니에요. 생명이에요"
· 잊혀져가는 것들을 지키기 위한 아주 조용한 연대· 나는 양심껏 살고 있는가?
· 내 안의 성차별,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중년 이후, 존엄한 인생 2막을 위하여
· 내 인생의 「캘리번과 마녀」· 앞선 세대의 아픔...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 "고기 안먹는 것 쯤이야. 불편해도 괜찮아"· "엄니, 내가 누군지 알겠어?"...치매, 어머니의 그리운 일상
· 죄의식 없는 가해자, 나의 선택이 동물에게 주는 고통· 우리가 외면했던 뒷골목, 그 아이들
· 인생, 평생을 바쳐 자화상을 만들어가는 삶· 심각하게 재미있는 일기장
평화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701-725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