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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김헌덕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신문사 | 2003년)
2019년 02월 25일 (월) 11:01:00 평화뉴스 pnnews@pn.or.kr

몇 년전이었던가 서울에서 의사하는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었다.
앞으로 까불지 말라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자와 함께 카톡 사진에는 의사 까운을 입은채 두손을 공손하게 앞으로 모으고 아주 겸손하면서도 어쩔줄 몰라하는 친구와 그 옆에서 친구와 어깨동무하고 호방하게 웃고 있는 이만수 감독이 있었다. 생뚱맞은 이만수 감독의 출현에 질투심을 느끼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었고 친구는 매우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본인이 이만수 감독의 모친을 수술해드렸고, 어린 시절부터 팬이었다고 고백하자 주차장에 잠깐 다녀온 이만수 감독이 싸인 배트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친의 건강상태외에도 속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둥, 언제 라운딩이 한번 하자는 이만수 감독 누님(프로골프였다고 함)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감독님과 캐치볼이나 한번 하게 해달라고 사정했다는 둥의 말도 해대었다.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그 의과대학을 졸업한 잘난 친구의 눈앞에 나타난 이만수 감독은 삼성라이온즈 4번 타자 이만수 아저씨로 빙의하여 친구를 중학생 시절의 그로 만들어버렸다. (58년 개띠인 이만수 감독은 우리와 9살 차이로 지금은 큰 형님뻘이지만 우리가 15살 중학생이었던 당시 그는 24살의 청년이었다. 당연히 우리는 그를 아저씨라고 생각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전두환의 3S 정책, 즉 우민화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벤트인데 하필이면 언론정필을 추구하는 평화뉴스에 이런 글을 적느냐고 하겠지만......그런 것은 대학와서 알았고 중학생 시절 우리는 늘 심심했었고......그래서 방과후 야구를 했었고......그러다가 한번씩 야구장을 갔었고 그래서 야구 관련된 이야기만 했었고 뭐 그래었다. 중학교 시절의 우리가 전두환 군부를 축출하기 위해 학습도 안하고 조직화사업을 벌이지 못한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뭐 나이나 인식의 한계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지금도 안하지만...... (적고 보니 박민규식 문체가 되어버렸다)

중학교 3학년때인 1982년에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되었다. 81년 삼성라이온즈가 창단되고 대구시민운동장에 캠프를 꾸려놓고 선수들이 한창 연습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친구들과 시민운동장에 어떻게 잠입하여 서영무 감독 이하 코칭스텝, 그리고 꿈에 그리던 선수들의 사인을 다 받아왔었다. 몇몇 선수들은 우리에게 사인해주기 위해 줄까지 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82년에 거금 5,000원을 주고 삼성라이온스 1기 어린이 회원에 가입했었다. 당시 회원 가입을 위해 대백앞이었던가 줄을 섰는데 필자와 친구만이 까까머리 중학생(3학년)이어서 엄마 아빠 손잡고 나온 초등학생들 때문에 좀......부끄러웠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대구에 올 일이 없는 서울에 사는 어떤 친구는 고향에 대한 기억의 흔적은 현재 자기가 삼성라이온즈 팬이란 것 밖에 없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어린 시절 우리에게 야구와 야구 스타들은 이렇게 강렬했었다. 지금은 야구에 대해, 시들해졌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책이야기를 해야겠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인 박민규 작가는 1968년생이다. 중학교 2학년때 한국프로야구의 개막을 맞이하였고, 인천에 태어난 죄로 삼미슈퍼스타즈의 어린이 회원이 되었고, 승율 1할 2푼 5리의 삼미슈퍼스타즈의 영향으로 청소년기에 열등감에 쌓였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삼성라이온즈 1기 어린이 회원은 삼미슈퍼스타즈 1기 어린이 회원에게 많이 미안하였다.

삼미슈퍼스타즈를 기억하는 독자들은 알 것이다. 16연패, 18연패 등의 그 이외에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면서 프로라고 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승률을 보였던 팀이었다. 계속 지는 경기만 보던 주인공은 삼미슈퍼스타즈를 응원하는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인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야구팬으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게 되었다는 소속의 중요성에 대해 각성하면서 학업에 매진한다. 슬프게도 인간은 자신의 존재(be)보다는 자신이 속한 소속(belongs to)에 의해 규정받지 않는가.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그것을 깨닭았다.

반면 주인공과 함께 삼미슈퍼스타즈 1기 어린이 회원인 친구 조성훈은 프로야구의 개막을 통해 미국은 한국사회를 프랜차이즈화했고,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를 통해 개인이 직업에 대해 가지는 태도를 재정립함으로써, 프로됨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개인의 삶을 더욱 옥죄어 경쟁사회로 만들려는 미국과 전두환 정권의 작전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에게 삼미슈퍼스타즈가 위대한 것은 야구를 통한 자기수련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본의 아니게 승패에 초연한 야구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쟁을 권하는 사회분위기에 적극적인 반항을 하였다는 것이다.(말도 안되는 소리를 작가는 매우 능청하게 그리고 현란하게 이야기한다. 이것이 이 소설의 재미이다).

어쨌든 주인공은 승자독식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학업에 매진한 결과 국내 최고대학에 입학하고 취업, 결혼, 이혼 그리고 아내마저 무시하고 모든 시간을 바쳤음에도 직장내 경쟁에서 도태되어 퇴출당하고 그리고 백수로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조성훈을 다시 만나고 살아온 삶에 조금씩 회의를 느끼고 삼미슈퍼스타즈의 미학을 실천하고자 마지막 팬 클럽을 결성하고 해체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50대 중반도 못된 우리가 회사에 남아 있으면 원로 연예인인 송해 소리를 듣는, 나이마저 경쟁력의 항목이 되어버린, 조로세상이 되어버렸다. 의학기술의 발전은 Homo Hundred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이런 세상에 게으름의 미학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어떤 의미는 있으리라 본다. 나를 포함한 없는 사람들에겐 오래 사는 세상은 지옥이다. 백세시대를 얼떨결에 맞은 우리는 늙어 죽는다는 것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그래서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볼 때도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문의 글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래서, 친구들에게"

PS) 안그래도 살기 어려운데 열받는 일이 생겼다. 정치적 발언 하나 하고 마쳐야겠다.
김준교라는 생물체가 나타났다. 고전물리학을 종결하고 양자역학의 시대를 열었던 '막스 플랑크'라는 위대한 물리학자는 "하나의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과학적 진실로 통용될려면 당대의  과학자가 다 죽어 다음 세대의 과학자가 주류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이론에 대한 검증시간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과학계의 보수성과 배타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워딩을 기억못해 죄송하다)

나는 막스 플랑크의 개탄에 "그래도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노력하면 우리 시대의 상식은 시간이 해결해주겠구나"라고 오히려 안도했었고 역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했었고, 태극기 어른들이 꼰대짓을 하셔도 역사적 경험의 차이가 있어 그렇다고 인정했었고......그래서 다 돌아가시면 좀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그가 나타났다. 망언 3인방의 발언도 심기를 어지럽히는데 대통령을 공격하는 살기어린 젊디 젊은 그의 눈**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민주화에 기여하지 않은 것들이 민주화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들을 잡아가지 않는 지금이 태평성대인가 하는 착각도 들었다.

5.18 관련법을 부정하는 저들을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국회와 헌재의 활약을 기대한다.

   
 






[책 속의 길] 162
김헌덕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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