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뉴스 15돌] "기사 잘봤다, 좋더라...독자의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더 힘쓰겠습니다“
평화뉴스가 오늘 15돌을 맞았습니다. 2004년 2월 28일 '평화와 통일', '나눔과 섬김' 그리고 '지역공동체'를 가치로 창간해 2019년 오늘까지 15년을 이어왔습니다. 대구경북 인터넷신문으로, 대안언론으로 '가치'를 좇아온 날들, 그 이름에 걸맞게 해왔는지 고개가 숙여집니다. 평가는 독자의 몫입니다. 독자의 평가 앞에 내내 긴장하며 오늘을 맞습니다.
돌아보면 아득합니다. 창간하던 2004년, 평화뉴스 10년이던 2014년 그 때를 돌아보며, 그 이후 겪었던 아찔한 위기를 생각하며 독자들에게 더 큰 감사를 드립니다. 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더 잘하지 못해 죄송했고, 그럼에도 읽어주시고 글을 써주시고 다달이 후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평화뉴스 독자들이 계셨기에 15돌을 맞게 됐습니다. 평화뉴스 독자들께 늘 감사합니다.
그래서 지난 15년, 한 번이라도 평화뉴스를 후원해주시고 글을 써주신 독자들의 이름을 새깁니다. 평화뉴스 15년을 만든 독자들입니다. 고마운 독자들이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들 힘드실텐데 도와주신 후원인들, 약소한 원고료에도 정성껏 글을 써주신 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허미옥 현이동훈 홍덕률 홍성철 홍승용 홍윤 황성운 황순규 황재경 황정화 대구 초등 L교사 구미 중등 L교사 포항 중등 K교사 영주 초등 A교사 대구 중등 H교사 목포 초등 B교사 진주 중등 K교사 안동 중등 J교사 울진 초등 Y교사 영양 중등 K교사 상주 중등 Y교사 대구 박신호 교사 칠곡 중등 S 교사 대구 임성무 교사 상주 중등 C교사 구미 중등 L교사 대구 P사회복지사 대구 J사회복지사 대구 S사회복지사 경북 C사회복지사 대구 K사회복지사 대구 K사회복지사 서울 K사회복지사 대구 H사회복지사 대구 R사회복지사 대구지역 기자 9명
평화뉴스 <책 속의 길>(2018~2019.2) 필자들입니다. '책 속의 길'은 2011년 1월 연재를 시작해 123편까지 이어진 뒤 2014년 늦봄에 끊겼다 2018년 1월부터 다시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9년 2월 현재 162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변변치 못한 원고료에도 정성껏 글을 써주신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독자의 힘으로 거듭난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신문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자 5명 미만의 소규모 인터넷신문을 '등록취소'라는 이름으로 규제하려고 했고, 전국의 신문종사자와 독자 등 63은 그 해 12월 헌법소원을 내 이듬해 2016년 10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관련 기사: 헌법재판소, 인터넷신문 5인 등록기준 '위헌' 선고). 그 때 평화뉴스는 대표소송인으로 나섰고, 대구경북의 독자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신문 등록규제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를 꾸려 함께 했습니다. 전체 소송인단 63명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만 20여명이 이름을 올려 그 힘든 싸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자칫 폐간으로 몰릴 수 있는 위기에서 독자들이 평화뉴스와 전국의 수 천개 소규모 인터넷신문을 살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해 11월부터 이듬해 2017년 봄까지 전국의 촛불이 타올라 '대통령 박근혜 파면'으로 이어졌습니다. 큰 언론의 역할이 컸지만, 작은 언론들도 그 지역 동네 곳곳의 '촛불' 소식을 전하며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시민의 힘이며, 독자들의 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 개정안 반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한 대구경북 시민사회언론단체 기자회견(2015.10.28.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평화뉴스 10돌 이후 최근 5년, 우리 사회는 역사에 남을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국정농단·적폐로 불리는 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리고 새 정부를 세웠으며, 북핵과 대북제제 갈등 속에 '한반도 위기'로 치닫던 남북관계는 분단 후 북한지도자의 첫 남측 방문과 판문점선언, 2차 정상회담과 백두산선언으로 이어졌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이뤄져 '평화'의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마침 2월 28일 오늘은 베트남에서 열리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하노이 선언'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풀어야 할 매듭이 많습니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옛 적폐의 청산과 함께 실질적인 우리 사회의 개혁을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현안의 구체적이고 손에 와닿는 성과를 바라고 있습니다. 와닿지 않으면 공허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뉴스 역시 독자들에게 와닿는 의제와 기사를 매일 매일의 숙제로 안고 있습니다. 여전히 적은 인력으로 다 뛰지 못하는 곳이 많고, 부실한 재정은 그 채우지 못하는 갈증을 더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갈증은 자책으로 이어져 독자들께 고개 숙이게 합니다. 아껴주신 독자들께 죄송합니다.
그 죄송함이 마음에서 그칠까 싶어, 독자들에게 매월 평가받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016년 8월, 처음으로 '평화뉴스 독자위원회'를 꾸려 11명을 모셨습니다. 취재원·후원인·필자·독자, 20대에서 50대까지 11명으로 매월 독자위원회를 열고 그 비판과 격려의 소리를 기사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2019년 현재 3기 독자위원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달이 주요 기사와 편집 상황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독자위원들께 보고하고, 좋았거나 부족한 점을 듣고 채워가고 있습니다.
평화뉴스 독자위원회 첫 회의(2016.8.8)
평화뉴스 3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 전체 21차(2018.8.29.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평화뉴스, 독자를 찾아가는 언론이 되기를". 이 제목으로 첫 독자위원회(2016.8.8) 결과를 전했습니다. 그 지적에 따라 평화뉴스 홈페이지뿐 아니라 카카오톡·텔레그램·페이스북·블로그·트위트 같은 SNS에 매일 속보로 뉴스를 더 전해드리게 됐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검색제휴과 함께 더 많은 독자의 반응을 듣게 됐습니다. 또 독자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평화뉴스 메인지면의 편집도 바꿔, 주요 기사와 SNS 공유사진을 키우고 핵심 키워드를 이미지에 넣어 독자들에게 좀 더 와닿게 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평가받는 자리, 독자위원회는 가장 긴장하는 날입니다. 독자위원들은 부족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이 적은 인력으로", "이 적은 재정으로", "이 좋은 기사를" 하며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으십니다. 저희들은 그 격려로 또 한 달을 삽니다. 독자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의제, 무엇이 기사인가?". 이 짧은 물음을 15년동안 매일 같이 안고 지냅니다. 무엇이 기사인가. 이 사안의 의제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써야 하나. 독자의 눈으로 보자. 독자들에게 필요한가. 의미있는 기사인가...이런 물음을 주고 받으며 하나의 기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평가를 독자들에게 듣습니다. 그리고 "독자는 기자보다 현명하다"고 되새깁니다. "기사 어때요?"라고 독자 취재원들에게 묻고 반성하며 또 다음을 기약합니다. 저희들이 하지 못한 취재, 다루지 못한 의제들에 대해 독자들께 죄송할 때 많습니다. 한계와 오류를 구분할 뿐, 결과는 같기 때문입니다.
"모든 글은 읽은 사람을 위해 써야 한다". 그 자세를 잊지 않고 하루 하루 독자들께 다가갑니다. 평화뉴스 15년, 읽어주시는 독자들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읽어주시고 글을 써주시고, 비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독자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다시 한 걸음 내디뎌가겠습니다. "기사 잘봤다. 좋더라", 독자의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더 힘쓰겠습니다. 부족함을 채우며 독자들께 조금 더 다가겠습니다. 저희에게 평화뉴스 독자 후원인들이 자랑이듯, 독자들께도 평화뉴스가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평화뉴스 15년, 돌아봄도 내다봄도 가볍지 않습니다. 다 적지 못한 평가와 반성은 독자들께 두고두고 듣고 새기며 가겠습니다. 독자들께서 만들어주신 평화뉴스 15년, 앞으로도 함께 해주시며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평화뉴스 독자들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