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홍덕률 전 총장이 최근 펴낸 『대학 민주화와 학생 행복』은 개인적으로 매우 기다리던 매력적인 책이다. 대학 출입기자를 오래한 나는 우리나라 대학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대구대가 우리나라 사립대학 가운데 최고다’라고 자주 강조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 근거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홍 전 총장 책을 흔쾌히 추천할 것이다. 내가 그동안 대구대가 우리나라 사립대 중 최고이고, 대구경북지역에 대구대가 있는 것이 큰 영광이며, 지역사회가 대구대의 제대로된 가치를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
“근로대중의 계급적 이익을 옹호하고...” 이렇게 이어진 주례사는 40여 분간 계속되었다. 각오하고 부탁드린 일이지만, 등 뒤 양가 친지들의 표정이 짐작돼 돌아서 있는 이마에는 식은땀이 연신 흘렀다. 안재구 선생이 구국전위 사건 옥살이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0년 2월이었다. 사실 그 때까지 내가 아는 것이라곤 경북대 수학과 교수, 장기수, 남민전, 구국전위 그리고 단과대 선배이자 총학생회장 출신 안영민의 아버지가 전부였다. 남민전 사건 출소 후 경북대 운동권 모임이 초빙한 강연 자리에서 그것도 멀찍이 몇 차례 뵈었을 뿐이
“시는 독자가 열쇠를 찾아야 하는 수수께끼다.” 19세기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말이다. 요즘의 ‘젊은 시’는 사전을 찾아가며 읽어야 할 정도로 예술 상호 간의 융합이 유행하고 있다. 시와 음악, 시와 과학, 시와 회화 등 시가 다른 예술을 포섭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법처럼 되고 있다. 이제 시는 비유나 상징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시각적인 이미지(이모티콘, 활자겹치기, 도형 등)를 텍스트 안에 도입하고 있다. ‘읽는 시’에서 ‘보는 시’로 이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추상회화 앞에선 초보 감상자처럼 ‘
안심협동조합 책? 책!오고 가는 사람도 많은 상가 건물 1층 매장에 1년도 안되어 새로운 점포가 들어선다. 길목이 좋아서 장사도 잘 될 것 같은데, 2년새 벌써 세 번째 바뀌었다. 치킨집도 프렌차이즈 맥주집도 쉬 들어섰다 조용히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요즘 시대에 소비자들의 기호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겠지.그런데 여기 10년 넘게 율하를 떠나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 안심협동조합이 있다. 협동조합이라니까 뭐 대단한 자본이 있어서 그런가? 에이, 딱 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럼 뭐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해온 걸까? 그것은 별
『한낮의 어둠 : 극단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는� 뼈珦� 율리아 에브너 번역 김하현 출판 한겨레출판사 발행 2021.10.29.조재현 / 『한낮의 어둠 : 극단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
제주에서 우연히 순이삼촌을 만나다.박인규 (책속의 길 2023.8.30.)『순이삼촌』 ( 현기영 중단편전집 1 | 창비 | 1979.11.15. 초판 | 2023 개정 2판 )우연히 제주도에 갈 일이 생겼다.한달 전, 지난 1년간의 연구활동과 연구의 결과로서 새로 제정할 조례안을 발표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이 왔다.제주도
연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굴욕외교와 매국노 이슈가 뜨겁다. 이슈에서 핵심적인 관계국은 바로 미국과 일본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외교관계는 미국과 일본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보일 지경이다. 반도체, 자동차 사업 분야에 대한 미국 퍼주기, 한미일 전쟁동맹 추진, 일본 핵오염수 투기 면죄부,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부정,
삶의 의미를 찾아서책 소개 1순위,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여러 사람을 만나며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언제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추천해드립니다.책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전반부는 주인공 빅터 프랭클이 나치 강제수용소에 수용되어 겪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고 후반부엔 수
양자희 /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레슬리 스티븐슨, 데이비드 L. 헤이버먼 | 갈라파고스 펴냄 | 2006)[책 속의 길] 217양자희 / 대학생.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처음엔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극한 무기의 생물학”이라는 부제보다는 특별하고 우람한 무기를 달고 있는 동물의 삽화에 더 끌렸습니다. 아직 까지는 ‘유명’하지 않은 작가에게는 책표지 디자인과 광고문구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표지와 삽화만으로도 충분히 보유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 책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읽었던 동화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아낌없이 주는 나무, 셀 실버스타인 글 / 그림 · 이재명 옮김 동화책이라고 하면 무조건 떠오르는 책이 있다. ‘바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다. 내 머릿속에 가장 처음으로 인지하고 꺼내 들었던 책이다. 너무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이 책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자면, 나무와 소년의 이야기
노자에게 길(道)을 묻다나 홀로 읽는 도덕경최진석 지음 | 시공사 | 2021년 03월 31일 출간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은 저자의 이름 그대로 ‘노자(老子)’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덕경의 도(道)는 본체(本體)를 주로 하고, 덕(德)은 도의 ‘용(用)’ 즉, 쓰임을 말하고 있다.본체로서의 도는 우주와 천지 만물의
"의사들은 아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굴뚝 속으로 들어갔고, 공장 안의 위험한 비밀을 몸에 새긴 노동자들은 치료와 원인 규명을 위해 굴뚝 바깥으로 나온다."죽어간 아이들과 굴뚝으로 들어간 의사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만 15세 미만의 고용을 금지(제64조, 제65조)하고,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하고 있다. 예
카타르 월드컵이 막바지를 향해간다. 평소 스포츠 경기를 전혀 보지 않지만, 이런 전 세계가 들썩이는 행사에는 자연스레 관심이 생긴다. BTS 정국의 개막 공연,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등 월드컵 소식을 매번 접한다. 우리나라 경기가 있던 어느 날, 모처럼 피자가 먹고 싶어 배달 앱을 켰더니 앱이 먹통이었다. 하는 수 없이 매장으로 전화를 했는데
뜨거웠던 여름이었다. 협동조합 사무실의 에어컨은 너무 작고 팬바람은 약했다. 그 좁은 방에 나를 포함해서 12명의 낯설은 이들이 봉사자로 모여들었다. 생애구술기록사업에 대한 첫 설명회가 있는 날이었다. 간단한 계획과 과정을 들은 후, ‘할매의 탄생’의 저자인 생애구술기록 작가 최현숙 선생의 인터뷰 영상을 함께 시청했는데, 그 짧은 영상
손수정 /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 지음 | 창비 펴냄 | 2022)빨치산, 뭉클한 인간의 향기안녕하세요? 저는 10월문학회 이정연입니다. 10월문학회는 대구 사람들도 잘 모르는 10월
우리는 모두 결국 장애를 가지게 된다- 질병·장애에 대한 왜곡과 환상속에서, 우리 몸의 ‘진짜’ 경험에 대하여 말하다.-거부당한 몸/ 수전 웬델 지음/ 그린비펴냄 / 2013-----------나는 10년 가까이 발레로 운동을 하고 있다.이 운동은 무게중심을 잡고 높이 발을 들고 서 있기도 하고 돌기도
골짜기로 가면 희망이 있다.헬렌니어링, 스코트니어링. (2010). 조화로운 삶. 보리작년 이맘때쯤, 매주 토요일 군위 농가민박학교엘 갔다. 어린 두 아들이 동행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한 시간 거리의 친정에 맡기기까지 하면서 몇 달을 부지런히 다녀 배운 것은 ‘시골론’이라는 수업이었고, 서각과 텃밭 수업도 포함이었다.시골을 사유(思惟
살기 위해 ‘선을 넘어 생각하자’50대 중반의 나이를 살고 있는 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꿈꾸며 청춘을 보냈다. 2022년 10월 어느 날인 오늘, 세상은 내가 꿈꾸던 그것과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자문하면 솔직히 조금은 답답하다.살면서 딱 한 번 ‘다른 세상이 올까’ 설렜던 적이 있었다. 2018년
골목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들을 할 때가 있다. ‘이 길은 신호 체계가 정말 비효율적이네.’ ‘여기에도 아파트가 들어온다고?’ 혼자 있을 때는 금방 사라지는 생각에 그치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이런저런 짧은 대화의 주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000 알지? 이번에 새로 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