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사원 혐오 막아달라"...국회에 '인권엽서' 띄운다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6.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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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사원 논란 3년 / '평화존엄 문화제' 70여명
경북대 대학생·무슬림 유학생·교수 "혐오 OUT"
대현동 공사→중단→재개 반복하며 '지진부진'
주민들, 돼지머리 내걸고 여전히 "건축 반대"

 
"차별로는 해결할 수 없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피켓팅(2023.6.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차별로는 해결할 수 없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피켓팅(2023.6.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경북대 재학생들과 무슬림 유학생들이 이슬람사원 혐오를 막아달라며 국회에 인권엽서를 띄운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경북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8일 오후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평화 그리고 존엄을 위한 시간 문화제'를 열었다. 

경북대 인근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논란이 3년째 이어지면서 무슬림 유학생들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들 피로가 누적되자 위로하기 위한 행사다. 일부 주민들이 사원 건축 현장에서 무슬림 금기 식품인 돼지고기 파티를 열고 돼지머리를 전시하자 서로를 존중하자는 취지도 담았다.

문화제에는 경북대 재학생들과 교직원, 교수를 비롯해 무슬림 유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모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멈추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별과 혐오 OUT", "다양성 존중"을 함께 외쳤다. 
 
   
▲ 경북대 북문 앞 '평화 그리고 존엄을 위한 시간' 문화제(2023.6.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무아즈 라자크 무슬림 유학생 공동체 대표가 "혐오를 중단해달라"고 호소 중이다.(2023.6.8)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문화제 현장 곳곳에 "혐오를 멈춰주세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 "평등 세상 공존 위해 이슬람 혐오 막아서자" 등 혐오·차별에 저항하는 팻말들을 세웠다. 경북대에 재학 중인 무슬림 유학생 A씨는  "차별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특히 문화제 참석자들은 "혐오·차별 OUT"이라고 적힌 인권을 위한 평등엽서을 함께 적었다. 인권엽서에는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이슬람 혐오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들을 적었다. 주최 측은 이 인권엽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했다. 국가인권위는 오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당일 이 인권엽서들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공동체' 대표는 "한국에 관심 많은 외국인들이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인 소식을 접했다"며 "이 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겠냐"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또 "우리는 이슬람사원을 건립해달라고 이 자리에 온게 아니라, 무슬림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권의 유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나왔다"면서 "그래야 대학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채은 경북대 사회학과 재학생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많은 혐오와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혼자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배움을 통해 실천해야 하는 우리 대학생들이 혐오와 차별 문제들에 대해 함께 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냉장고에도 돼지머리들이 설치돼 있다.(2023.6.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인근 돼지머리(2023.6.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주민들 피켓(2023.6.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은 여전히 멈춰선 상태다. 8일 오후 찾은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부지는 주민들이 내건 돼지머리들이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됐다. 일부 돼지머리는 냉장고에 설치됐다. 

이슬람사원은 2020년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 반대로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지지부진하다. 건설을 허가한 북구청(구청장 배광식)은 갈등 발생 후 사원 인근 부지 매입과 경북대 유휴 부지 활용 등 중재안을 냈지만 양측 입장 차이와 법적 한계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반대 중이다. 최근에는 기독교단체 등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건축 반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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