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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선정적 제목과 사진·영상...신문윤리 저버린 '참사 보도'
신문윤리위, '10.29 이태원 참사' 보도 관련
<조선닷컴> <매일신문> <문화일보> 등 13개 언론사 18건 '주의' 제재
2022년 12월 13일 (화) 16:01:31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를 보도하면서 '신문윤리'를 어긴 언론사 10여곳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참혹한 현장 영상과 사진을 그대로 기사에 담거나 선정적.자극적 제목을 달았기 때문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11월 기사 심의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 심폐소생술', '떼창' 등 영상과 사진을 싣거나 선정적 제목을 단 언론사 13곳에 '주의' 제재를 내렸다. 해당 언론사는 <조선닷컴>, <매일신문>, <뉴스1>,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파이낸셜뉴스>, <동아닷컴>, <중앙일보>, <강원도민일보>, <문화일보>, <이데일리>, <매경닷컴> 등으로, 이들 언론사가 제재를 받은 기사는 모두 18건이다. 이 가운데 <조선닷컴>, <매일신문>, <문화일보>는 각각 2건씩 '주의'를 받았다.

먼저 '심폐소생술' 등 현장 영상을 실은 언론사는 <동아닷컴>, <중앙일보>, <강원도민일보>, <문화일보>, <매일신문> 등 5곳으로, 10월 30일자 이들 기사는 피해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 등 현장의 다급하고 참혹한 모습을 그대로 누출했다.

신문윤리위는 "당시의 절박함과 참혹함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이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희생자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끔찍한 기억을 떠오르게 할 수 있다"며 "심지어 국민들에게 집단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 있어 자극적 보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이 사건은 세월호 이후 최악의 인명사고를 낸 재난 상황"이라면서 "재난보도준칙은 독자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고 유족에게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보도를 지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⑥(선정보도 금지), ⑦(재난보도의 신중), 제13조「청소년과 어린이 보호」③(유해환경으로부터의 보호) 위반)
 
   
▲ '골든타임 4분'…심폐소생술 교육 현장 / 사진. 대구 수성구보건소

같은 날 심폐소생술 등의 사진을 실은 <조선닷컴>, <이데일리>, <문화일보> 등 3곳도 같은 이유로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해당 사진은 대부분 블러 처리(흐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건 현장의 참혹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얼굴만 블러 처리(흐림 처리)했을 뿐 상의를 벗겨 심폐소생술하는 장면 등 현장의 다급하고 안타까운 현장을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자극적인 보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⑥(선정보도 금지), ⑦(재난보도의 신중), 제13조「청소년과 어린이 보호」③(유해환경으로부터의 보호) 위반)

10월 30일과 31일 이른바 '떼창' 영상을 실은 <조선닷컴>, <매일신문>, <뉴스1>,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파이낸셜뉴스> 등 7곳도 주의를 받았다. 이들 기사는 참사의 심각성을 모른 채 자정을 넘기면서도 노래와 춤과 음주를 한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으로, 독자들이 제보한 이들 동영상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떼로 몰려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기사의 제목)
「이태원 구조 현장서 일부 시민들 춤추며 '떼창'’」(조선닷컴. 2022년 10월 30일자)
「[동영상] 이태원 구급차 막고 춤추며 떼창 "핼러윈 경찰·소방 분장?"」(매일신문 10월 30일자)
「구급차 바로 옆 '섹스온더비치' 떼창…이태원 현장서 경악할 일」(뉴스1, 10월 30일자)
「발 벗고 CPR 나선 시민 옆 춤추는 사람들···참사 현장 '두 얼굴'」( 경향신문 10월 30일자)
「심폐소생술 하는데 옆에선 '떼창' 비판…'상황 몰랐을 것" 의견도」(세계일보, 10월 30일자0
「구급차 나타나자 '떼창'...사고 초기 심각성 모르고 대혼돈」(한국일보, 10월 30일자)
「[이태원 참사] 클럽 전광판엔 '압사 ㄴㄴ..즐겁게 놀자'..응급차 막고 떼창, 떼춤도[영상]」(파이낸셜뉴스, 10월 31일자)

 
   
▲ <조선닷컴>(왼쪽), <매일신문> 2022년 10월 30일자 기사

신문윤리위는 "독자의 호기심을 겨냥해 선정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노출하고 영상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참사로 인한 집단적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떼창' 등을 담은 이러한 영상은 행사 참가자들과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희생자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내용"이라며 "게다가 사건 초기 사태의 심각성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보도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재난 상황에서 이러한 영상은 선정적이고, 사회혼란이나 불신, 불안을 부추길 수 있고 재난 수습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⑥(선정보도 금지), ⑦(재난보도의 신중) 위반)

비슷한 내용의 <매경닷컴> 기사는 '제목'으로 주의를 받았다. 매경닷컴은 10월 30일자에 「사망사고에도 "우리는 논다"…핼러윈 축제날 지옥같았던 이태원」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익명의 취재원 말을 인용해 "사람이 죽은 사고가 났다는 것을 모두 아는데 개념없이 춤추고 노래는 사람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제목만 보면 누군가가 대형참사에 아랑곳없이 음주와 가무를 즐기겠다고 밝힌 것으로 읽히지만, 기사 본문에는 이 제목을 뒷받침할 발언 내용이 없다"면서 "편집자는 일부 클럽의 영업행위를 비유적으로 비판하기 위해 이러한 제목을 단 것으로 보이지만, 독자들의 공분을 자극하기 위한 선정보도라는 지적은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재난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이러한 제목은 선정적이고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며 "재난보도준칙은 '선정적 보도'를 지양하고, '감정적 표현'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제목 달기는 신중하지 못한 보도 태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⑦(재난보도의 신중)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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