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리본을 달고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놓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이들도 있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지길 1시간 동안 기다린 시민들도 있다. 대학생들은 도서관을 잠시 나왔다. 검은 옷을 입고 분향소에 고개를 숙였다. 국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공부와 생업을 잠깐 접고 시간을 내 분향소로 달려온 이들의 마음은 같았다.
154명이 숨지고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참사 앞에 함께 슬퍼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시민들도 있었다.
대구지역에도 10.29 ‘서울 이태원 참사’ 분향소가 차려져 추모 발길이 잇따랐다.
31일 오후 4시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안병근올림픽 기념유도관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대구시는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한 오는 5일까지 24시간 동안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합동분향소 운영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사덕호(56.두류동 식당 운영)씨는 분향소가 열리기를 1시간 기다려 헌화했다. 그는 “젊은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일 하다가 뛰어왔다. 헌화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왔다”고 밝혔다. 이어 “참 큰 비극이다. 너무 아깝다. 그 청춘들이 아까워서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애도했다.
강영순씨는 “생때 같은 자식들을 잃었데 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며 “일단 다 잊어버리고 좋은데 가시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참 어른으로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2학년 학생 2명도 분향소를 찾았다. A(20)학생은 “그날 내가 희생자가 될 수도 있었다.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너무 황당하고 어이 없다”고 분노했다. 또 “거기(이태원)에 가서 핼러윈 때 노는게 대학생이 되면 많은 친구들이 원하는 건데, 누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나.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다 내 또래 친구들인데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면서 “뉴스를 보면 계속 마음이 아파서 이제는 뉴스를 못 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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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류공원 내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첫날...참배하는 시민들(2022.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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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들과 정치권 인사들 추모도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참배 후 분향소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라며 “참 어처구니 없는 참사”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정부 방침에 따라 지역 희생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지역 행사에 대해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양금희(대구 북구갑) 국회의원,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민구 대구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육정미(비례대표) 대구시의원 등 10여명이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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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구시장이 헌화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2022.10.3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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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한민국 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154명이 압사, 질식사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참사”라며 “사회적 재난과 안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삼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와 지자체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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