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 "응급실 뺑뺑이에도...의사들이 지역 현실 외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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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대병원 등 5곳 전공의 90% 사직, 의대 4곳 수백명 휴학
"의사 부족 지역 더 심각, 진료거부 명분 없다" 규탄
정부 정책 '찬성'하면서도 "지역.필수의료 부실" 지적
지역의사제·공공의사제 도입→공공의료 확충 촉구


대구지역 보건복지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에 대해 비판했다.

의사 수가 부족한 지역의 의료 현실을 지적하며 "의사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명분 없는 진료 거부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응급실 뺑뺑이', '의료인 근무 중 사망'..."고연봉에도 지역 의사 부족"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대표 은재식)는 22일 성명을 내고 이들 단체는 "응급실 이송 과정에서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뿐 아니라, 서울 대형병원에서도 의료인이 근무 중 뇌혈관이 터져도 수술받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 등 의사 부족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는 총체적 부실을 겪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고령화로 의료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지역 공공의료원에서는 연봉 수억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사 부족 문제는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 갈수록 의사를 못 구해 공공병원으로서의 기본적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병원 한 의사가 환자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24.2.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병원 한 의사가 환자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24.2.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지난해 3월 19일 대구에서 10대 여학생이 4층 건물에서 떨어져 길에서 발견돼 119구급차에 옮겨졌지만, 지역 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끝내 구급차 안에서 숨졌다. 

◆ 여론은 '의대 증원 찬성'..."국민들이 현장에서 의사 부족 체감"

국민들이 '의대 정원 확대'를 지지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연대회의는 "국민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절대적으로 찬성을 보내는 이유는 의사 부족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경험에서 체감한 탓"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의료 격차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지역 현실을 외면한 채 의협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전공의들이 인력 부족으로 장시간 노동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의사 업무를 PA간호사(진료보조간호사)를 포함한 다른 직종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걱정 반 우려 반 현실에 생명을 맡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전공의 진료 거부 집단행동 규탄' 성명(2024.2.22) 화면 캡처
대구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전공의 진료 거부 집단행동 규탄' 성명(2024.2.22) 화면 캡처


◆ 정부, 지역.공공.필수의료 방안 부실..."지역의사제·공공의사제" 도입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의대 정원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지역 의료에 대한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의료수가 보상체계의 공정성 제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과거 실패한 정책을 재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해결책으로 수가를 보존하겠다는 방식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체감할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필수의료분야, 지역과 공공병원의 의사 부족 문제를 근본적이고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의사 증원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역의사제·공공의사제 등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공공의료를 수행할 의사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경북대학교병원, 영남대의료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의 전공의는 22일 기준 675명으로 90%를 넘어섰다. 사직자는 하루사이 더 늘었다. 경북대의대, 계명대의대 등 지역 4개 의과대학 학생들도 TF(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단체행동을 논의한다. 아직 동맹휴학을 결정하진 않았다. 대구가톨릭대의대 205명, 경북대의대 510명 등은 휴학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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