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환자들이 응급실 여기저기를 옮겨다니는 '응급실 뺑뺑이'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구가 지방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가장 많았다. 전문의와 병상이 부족한 탓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비례대표) 의원이 소방청에 제출받은 자료를 29일 분석한 결과, 2022년~2023년 전국 '119 구급대 재이송' 건수는 9,413건이다.
1차 재이송은 9,111건으로 가장 많았고, 2차 재이송은 242건, 3차 재이송은 35건, 4차 재이송은 26건이다. 1~3차 재이송 건수는 2023년이 2022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4차 재이송은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별 재이송 현황을 보면, 경기지역이 2,267건으로 전체의 24.1%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1차 재이송은 2,213건, 2차 재이송은 36건, 3차 재이송은 9건이다. 4차 재이송도 무려 9건이다. 2위는 서울이다. 1,562건으로 16.6로 나타났다.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 두 지역이 1~2위였다.
의외의 지역은 대구다. 대구지역의 재이송 현황은 669건으로 전체의 7.1%, 3위를 차지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에서 응급실 뺑뺑이 횟수가 가장 많았다. 대구지역의 1차 재이송은 650건, 2차 재이송은 17건, 3차 재이송은 1건, 4차 재이송은 1건으로 나타났다.
충북(555건), 전남(516건), 전북(470건), 강원(462건), 경남(399건), 인천(370건), 충남(360건), 경북(325건), 부산(264건), 창원(261건), 울산(226건), 제주(213건), 광주(183건), 대전(79건), 세종(78건) 순이다.
4차까지 재이송은 한 비율은 강원이 15.4%로 가장 높았다. 전남(11.5%)과 경남(11.5%)에 이어 서울과 창원, 제주가 각각 7.7%로 조사됐다. 대구는 3.8%다. 나머지 지역은 0.0%로 한건도 없었다.
'응급실 뺑뺑이' 사유를 보면, '전문의 부재가' 전체의 3,432건(36.5%)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병상 부족'이다. 전체의 1,895건, 20.1%로 나타났다. 응급실 부족 15.1%, 수술실 부족 0.1%, 중환자실 부족 2.2%, 입원실 부족 2.8%순이다. 3위는 '1차 응급 처치 후 이송'(5.6%)이고, 4위는 '주취자'(4.6%)였다. '환자와 보호자의 변심'은 2.3%, '의료 장비 고장'은 2.1%였다.
최근 전국의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가' 정책에 반발해 집단적으로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강원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백km '응급실 뺑뺑이'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재이송 환자 10명 중 3명은 '전문의 부재'라는 결과가 나와 정부의 의대 증원에 힘이 실린다.
최혜영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원인을 보니 전문의 부재 비율이 가장 많았다"며 "의료 인력을 시급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게 증명됐다"고 했다. 이어 "최근 전공의 파업이 확대돼 중증·응급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생명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질병 속에 고통스러워하며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의사들은)조속히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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