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목숨을 잃는 환자가 대구지역 등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이 문제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황이 더 열악한 지역의 경우 인력과 병상 보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사실상 백지화 시킨 공공병원 제2대구의료원에 대해, 노동계는 홍 시장에게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본부장 김진경)은 1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대구의료원 설립 재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의료자원 불균형 해결을 위해 공공병원 제2의료원이 필요하다"며 "인력 적정기준을 마련해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의사·간호사 인력 확충 ▲지역 공공의료 강화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병비 국가 해결 ▲제2대구의료원 설립 재추진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3월 대구 10대 소녀, 지난 5월 5일 5살 어린이, 지난달 30일 교통사고 당한 70대 남성이 병상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구급차와 길 위에서 죽어갔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보건의료노조 자료) 전국 응급환자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49.1%가 제때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했다. 그 결과 재이송 과정에서 심정지와 호흡정지로 희생된 사람은 모두 3,815명에 이른다.
지역 상황은 더 열악하다. 노조는 "지역 의료체계 붕괴는 더 심각하다"며 "부족한 인력마저 5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 공공병원은 항상 의료 인력을 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있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홍 시장이 제2의료원 설립을 철회한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홍 시장은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계획만 발표했을 뿐,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대구시민들의 요구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보건의료인력 부족과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는 지역별 필수의료분야 의료공백, 간병살인, 지역의료격차 확대로 확인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해결할 의지도 없고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규탄했다.
이정현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표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병폐인 의사 인력 부족과 종합병원 병상 부족에 대해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에 대학병원이 많다는 이유로 제2대구의료원 설립 정책을 폐기했는데, 공공병원을 확대하고 종합병원 의사 인력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제2대구의료원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설립을 철회했다. 대구시는 기존 대구의료원 기능을 강화해 공공병원의 역할을 재정립한 후 제2대구의료원 건립 추진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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