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태와 언론장악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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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주 칼럼]


KBS는 혁신 파괴와 퇴행

KBS 박민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공영방송 KBS는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박민 사장은 취임식도 하기 전에 보직 내정자들을 통해 제작진에게 편성 변경과 진행자 하차를  통보하도록 했다. 4년간 9시 뉴스를 진행해온 이소정 앵커는 일요일 밤에 하차 언질을 받고 월요일에 하차 통보를 받아 시청자들에게 고별인사도 할 수 없었으며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최강시사>도 진행자를 바꿨다. 2TV <더 라이브>를 불방 시키고 진행자 최욱씨에게 더 이상 나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소정 앵커는 KBS 변화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공중파 뉴스 첫 여성 메인 앵커인 이소정 앵커의 KBS 9시 뉴스 첫방송의 순간을 기억한다.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그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의 언론도 바뀌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혼자 감격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KBS의 변화는 박민 사장 취임과 함께 폭력적으로 파괴되고 있다.
 
이소정 앵커의 마지막 방송 / 사진 출처.KBS <뉴스9>(2023.11.10) 방송 캡처
이소정 앵커의 마지막 방송 / 사진 출처.KBS <뉴스9>(2023.11.10) 방송 캡처

시청자들이 가장 분노한 일은 <더 라이브> 폐지이다. 2TV <더 라이브>는 ‘방송폐지 한달 전 통보’ 계약 조항 위반을 피하기 위해 4주간 방송을 하지 않고 이후 폐지한다고 한다. <더 라이브>는 한국갤럽이 월 단위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좋아하는 TV프로그램-2023년 11월’ 조사 결과(11.14~16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1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진행 결과. 응답률 13.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4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상위 20건 중 10건은 드라마(웹드라마 포함)이고 8건은 예능이다. 나머지 시사·교양 2건 중에서 시사프로그램은 ‘더 라이브’가 유일하다. 시사프로그램의 순위로는 1위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박민 사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배임’일 수 있다고 한다.

KBS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의 분노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의 구성원들과 KBS의 시청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리고 시청자청원을 하고 있다. 필자도 동참한 시청자 게시판의 청원은 <더 라이브> 폐지 철회와 박민 사장 사퇴이다. 관련 청원은 지난주까지 18건에 이른다. KBS의 ‘시청자 청원제’는 1000명 이상이 청원하면 공식적으로 답변하도록 의무화 되어있다. 어떤 답변을 할지 매우 궁금하다.

하루 아침에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당한 KBS의 구성원들은 라디오 PD들과 시사교양PD들이 ‘비상총회’를 열어 박민 사장과 새로 입명된 간부들을 규탄하고 <더 라이브> 제작진은 신임 편성본부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전체 기자들이 기자총회를 열어 사장의 ‘보도 사유화’를 질타하고 있다고 한다.(출처: 미디어오늘(2023.11.20 / 양승동 전 KBS 사장 특별 기고 「박민 사장에게 묻는다 “혹시 KBS를 문화일보로 알고 있나?」)
 
더 나아가 11월20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더 라이브> 등 일부 프로그램 강제 폐지와 출연진 교체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제작 자율성 침해와 관련해 박민 KBS 사장을 방송법·노동조합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21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특보 252호. 2023.11.21) / 사진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http://www.kbsunion.net)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특보 252호. 2023.11.21) / 사진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http://www.kbsunion.net)

필자는 KBS가 독재정권 시대 ‘땡전뉴스’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87년 시민들의 KBS 수신료 거부투쟁 이후 KBS의 구성원들은 취재 및 제작의 자율성 보장과 방송법에 의거해 노사가 합의한 편성규약을 지키게 하는 투쟁을 해왔다. TV수신료 분리징수와 박민 사장의 독주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난관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모습으로 2020년부터 언론 신뢰도 조사 1위를 지켜온 저력을 이번에도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다.

문제는 언론장악 음모

이미 MB때 언론장악 경험이 있는 이동관 방통위 위원장의 임명과 2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는 을지학원과 유진이엔티가 각각 신청한 연합뉴스TV와 YTN에 대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 심사 진행을 의결했다. 보도전문채널이 민영화될 수 있는 중차대안 사안을 60일이라는 기간이 있음에도 접수 하루 만에 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권 방통위 위원장 탄핵 발의와도 연관되어 있으며 복심은 연합뉴스TV와 YTN의 민영화인 것이다.

KBS사장의 해임과정, MBC사장의 임명권과 해임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 시도와 국민권익위를 통한 청탁금지법위반 경찰조사 의뢰 등 이 정권은 방송과 언론 장악에 정말로 진심이다. 법과 제도는 물론 민주주의 일반원칙과 상식에 반하는 이러한 언론장악 음모는 이 정권의 생각과 가치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전 사회적인 퇴행이 아닌가. 무엇이 두려워 방송과 언론을 장악하여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하는가. 그럴수록 시민들의 밝은 눈은 더 많은 것을 꿰뚫어 보고 진실을 간파한다. 진실을 아는 자 말하고 모이고 바꿀 수밖에 없다.

 
 
 






[남은주 칼럼 48]
남은주 /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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