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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없고 "알뜰"만 남은 2024년 정부 예산안
[남은주 칼럼]
2023년 10월 19일 (목) 10:37:54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역대 최저 증가율 2024년 정부예산안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이 발표되었다. 계속되는 세수 부족에도 감세를 내용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더니 2024년 총지출을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증가율인 2.8% 증가한 656.9조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면서 "알뜰 재정, 살뜰 민생", '건전재정 기조'가 제1기조라고 한다.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정부는 올해 세수결손 규모를 59조원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세수가 준 가장 큰 이유는 세금 감면 때문이다. 내년 조세지출 규모는 77조1천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47곳이 받는 세금 감면액은 6조6천억원 이다. 이는 2022년(3조8천억원)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또한 근로소득 연 78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액도 2022년 12조5천억원에서 내년에 15조3천억원로 증가하여 3조원 정도 더 감면한다.(한겨레신문 2023년 8월 30일자, 「최저 증가율이 목표였나…내년 예산안 관통하는 ‘프리드먼 집착’」)
 
   
▲ <한겨레> 2023년 8월 31일자 3면
   
▲ 자료. 기획재정부 보도자료(2023.8.29)

2024년 정부예산안에 약자를 위한 예산은 없다

정치가 자원의 권위적인 분배라고 할 때 예산의 배정이야말로 그 정부의 지향을 제일 잘 알 수 있는 분야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안에서 사라진 예산을 찾아보았다.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많다는 보도가 횡횡하더니 실업급여 예산은 2700억원 줄어들었고, 소규모 사업장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인 두루누리사업 예산 2400억원도 삭감되었다. 저소득 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취업지원 제도’ 대상자 지원도 47만명에서 30만8천명으로 줄었다. 공공 보육과 요양을 담당하는 각 시·도 사회서비스원은 예산이 통째로 삭감됐다.(한겨레신문 2023년 10월 10일자,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 「이 예산안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60%정도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며 저임금에 성차별과 성희롱피해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24년 동안이나 현장에서 고군분투 해왔던 전국의 19개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의 삭감과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예산 0원 편성, 청소년 노동권 보호 상담사업 예산 전액 삭감,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 예산 전액 삭감, 가정폭력피해상담소의 인권 감축과 예산 삭감 등 세수 부족의 폭탄은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파괴하고 있다.

나라가 졸라맨 허리띠, 그 피해는 어디로 가나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지출 감소가 경제위기의 진앙지’라는 제목의 나라살림 브리핑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국가 재정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국가 살림을 가정 살림에 비유해서 이해할 때 발생하며 가정 살림원칙은 수입이 늘면 지출을 늘릴 수 있고, 수입이 줄면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 그러나 국가 재정 원칙은 정반대이다. 내수가 안 좋아 세수입이 줄면 오히려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부가 돈을 안 쓰면 경기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줄어 생산이 줄고, 생산이 줄어 다시 소득이 주는 악순환은 국가지출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거꾸로 경기가 과열이어서 세수입이 늘면, 정부는 오히려 지출을 줄여야 한다. 즉, 정부재정의 원칙은 경기조절을 위해 경기에 역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는 세수 결손이 59조원에 달하지만 추가 국채 발행은 없다고 수차례 밝히며 지출을 줄이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경기부양 능력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지출 재구조화가 아닌 지출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 23조 원의 성과를 제시했다. 이 내역 중 지방에 주는 법정 이전 재원이 15.4조원이나 줄었다. 국정감사 시간에 쏟아지고 있는 지출구조조정내용을 보면 내년 기후대응 예산 약 16%삭감, 산업통상자원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 약 42%삭감,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 연구사업’ 예산 90%삭감, 백신연구·개발예산 80%삭감, 12대 국가전략기술 R&D예산 19%삭감 등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교육과 R&D 부분 예산삭감이 가장 많았다.

또한 나라살림연구소는 올해 세수감소로 인해 지자체는 당장 재정 절벽에 준하는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7월 기준으로 7.6조원 이상의 감소가 추정되고 내국세의 세수 진도율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당장 올해 걷은 세금으로 주는 교부세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일부 지자체는 자주재원의 1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대구시도 모든 예산을 30% 감축하고 있다.

2024년 정부의 예산안은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이런 ‘건전재정 기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건전재정기조 뿐만 아니라 정부보유재산의 매각까지 이어지고 있어 미래의 경제여건을 악화시키고 성장잠재력까지 약화시키는 나라살림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허리띠를 졸라맨다면서 ‘대통령이 미는’ 원전 관련 연구 중에는 예산이 780% 늘어난 사업도 있으며, 대통령실 업무지원비 등과 ‘선심성’ 시비가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은 증액 편성된 것을 보면 서민과 미래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부재정의 운영은 이 나라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치솟는 물가와 올라가는 공공요금, 나빠진 경제상황, OECD국가 중 GDP대비 가장 높은 가계부채율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안타깝게도 감액권만 있고 예산의 증액권이 없는 국회의 특성상 한계가 있으나 국회는 민생파탄 예산안을 바꾸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시민들은 국회의원들의 노력을 부릅뜬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남은주 칼럼 47]
남은주 /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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