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MBC와의 모든 취재를 거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홍 시장은 대구시정에 대한 언론의 왜곡·폄하 보도를 비롯해 500만 시도민의 염원을 짓밟는 모 방송에 대해 취재 거부 등 강력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구시 행정과에 확인한 결과, 홍 시장은 지난 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건설본부'의 특별법 제정 후속 조치 계획 보고 후 이 같은 지시를 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 간부회의 모습(2023.5.1) / 사진.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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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전체 직원들을 상대로 긴급 공지도 띄웠다. 대구MBC에 대한 전화·방문 취재, 인터뷰 요청 등 일체의 취재를 거부하라는 지시다. 타 부서·사업소에도 공지문을 전달했다.
홍 시장이 특정 언론사 취재를 제한한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MBC의 도청 기자실 부스를 철거하고 1년 이상 취재를 거부했다.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2017년에는 자신을 둘러싼 성희롱 의혹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MBN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당사 부스를 빼고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 당원들에게 시청 거부를 독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에는 대구MBC가 홍 시장 취재 제한 대상이 됐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신공항 비판성 보도를 문제삼았다. 대구MBC는 지난 4월 30일 '시사톡톡'에서 대구경북신공항에 대해 비판성 보도를 했다. 이어 1일에는 '대구경북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라는 보도를 했다.
대구MBC는 국회가 지난달 13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특별법 통과 후 장밋빛 전망 일색"이라며 "시도민 기대를 충족할지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보도 취지를 밝혔다. ▲활주로 길이와 물류 공항 연계성 ▲이용객 편의성 ▲기부 대 양여 방식 가능성 여부 ▲사업비 12조원 마련 방법 ▲배후 도시·교통 인프라 등 공항 경쟁력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홍 시장은 1일 본인 페이스북에 "대구MBC가 신공항을 폄훼하고 오도하는 프로를 방영한 것을 보고 참 놀라웠다"며 "그간 수차례 왜곡, 편향 보도에도 대응하지 않고 참아왔지만 이번 보도는 악의에 가득찬 편파, 왜곡 보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재의 자유가 있으면 편파, 왜곡 방송에 대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말은 홍 시장이 언론과 신경전을 벌일 때 꺼내드는 주장이다. 홍 시장은 'MBC 기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가'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10일 본인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결정을 옹호하며 같은 글을 게시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MBC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미국 순방 과정에서 비속어 사용 파문과 관련해 최초로 보도하자 "왜곡·편파 방송"이라고 주장하며 같은해 11월 동남아 순방에 MBC 기자들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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