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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을 설득도 없이 임명했다
[유영철 칼럼]
2023년 08월 29일 (화) 10:40:25 평화뉴스 유영철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이동관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다.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을 임명했다. 대통령과 방통위원장의 위상은 지난 25일 오후 3시 윤 대통령이 이동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사진 한 장으로 그 설명이 충분했다. 사진 오른쪽에서 임명장을 왼손에 꼭 잡고 대통령과 악수하는 이동관의 머리는 완전 90도였다. 눈은 바로가 아니라 바닥이었다.

 이동관은 방송통신위원장에 취임해 위원장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렇지를 못했는데,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반영하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 청문회도 한 게 아니었나. 어떤 인물인지, 과거 무엇을 했는지, 적합한지 아닌지 국민과 함께 살펴보고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었던가.
 
   
▲ 사진 출처. KBS뉴스 <윤 대통령,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재가>(2023.08.25) 방송 캡처

 국민은 반대할 수도 있다. 이동관은 반대할 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관성처럼 처음부터 방송 정상화를 위해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적임자라고 적극 옹호했다. 무엇이 방송 정상화인지는 모르겠으나 방송 정상화라고 했고, 어떤 경험과 능력인지는 모르겠으나 경험과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그러나 직접 영향을 받는 기자들 대부분이 이동관을 반대했다(기자협회 설문). 언론현업단체, 시민단체, 언론학회에서도 반대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크게 반대했다. 이동관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도 조목조목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국민 직선의 윤 대통령도 은연중에 민의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런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도 2주 전에 영남일보에 쓴 칼럼 ‘이동관의 일그러진 언론관’에서 이런 이런 이유로 부적격인 점을 지적하며 이동관 스스로가 사퇴할 것을 주문한 적이 있지만, 많은 언론이 비슷한 논지를 펴기도 했지만 이동관은 이런 데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대통령도 초지일관, 그를 임명했다.

 그런데 독립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막상 문제 많은 이동관이 임명되고 나니 절차상의 잘못된 점도 두드러진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겠다면 반대하는 편이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고 반론을 펴면서 설득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순리가 아니었나 싶다. 왜 그런 지적을 받는 이동관을 임명할 수 밖에 없었는지 변명같은 설명조차 없었다. 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당연히 행사하는 모습이었다. 국회 청문회 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은데다 야당 단독의 부적격 입장보고서가 전달됐음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표명이 없이 단행된 것이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무엇하는 제도인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있으나마한 무의미한 제도인가 의문이 든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국회가 운영돼도 국회구성원 누구 하나 울분을 토하며 이의를 제기하거나 명패를 집어던지며 사퇴하는 이가 없는 그야말로 불감증의 무책임한 국회인가, 누구를 대표하는 대의기관인가 의심이 든다.   

 서로 다른 주장이 오가는 가운데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결정권한을 가진 쪽에서 결정에 앞서 설득의 기제를 활용해 설득하며 반대편의 응어리를 해소해주는 게 아량이 아니더라도 바람직한 진행이라고 생각한다. 설득의 기제는 ‘에토스(Ethos : 인격)에 토대를 두고, 논증기술인 로고스(Logos : 논리)와 청자의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파토스(Pathos : 감정)를 사용하는 것’(김영석(2005), 설득커뮤니케이션)이다. 공신력 있는 에토스의 바탕 아래 객관적인 로고스를 펴면서 부드럽게 파토스에 호소하는 것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한 이후 학문적으로도 널리 인용돼온 보편된 설득의 기제이다. 그러나 이동관 임명과 관련해서 어떤 설득기제도 없었다. 설득은 눈앞에서 반대하는 야당이나 거리에서 시위하는 언론현업단체들에 대한 것뿐이 아니라 궁극은 국민에 대한 것인데도 아예 없었다. 왜 대통령은 반대하는 이동관을 굳이 임명하면서도 어떤 설득도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사실 애초에도 이동관 내정에 대해 반발이 생기자 이에 대한 설득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인 이동관을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위원회 성격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한 것 자체가 합당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 그의 방송장악 행적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 사진 출처. KBS뉴스 <이동관 취임 일성 "공영방송, 근본적 구조개혁"…"방통위 사망선고">(2023.08.28) 방송 캡처
   
▲ 사진 출처. KBS뉴스 <이동관 취임 일성 "공영방송, 근본적 구조개혁"…"방통위 사망선고">(2023.08.28) 방송 캡처

 이제 이동관은 현재의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이라고 세팅하며, 제 갈 길을 갈 것 같다. 5인 체제인 방송통신위원이 현재 2명 밖에 없어도 아랑곳 않고 갈 길을 갈 것 같다. 이동관은 위만 보고 계획대로 마음먹는 대로 해나갈 것 같다. 이동관의 실력이 과거 이명박 정권하에서 발휘된 것처럼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될 것 같다. 예상되는 공영방송 임원교체, 공영방송 민영화, 보도 개입 및 통제, 언론계에 불게 될 후폭풍이 심상찮아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제 정부에 대해 어떤 티끌도 문제제기할 수 없는 언론판을 만들겠다는 공식 선언을 이동관 임명으로 강행했다.”며 “이동관 임명 이후엔 그 홍보물들을 공영방송 뉴스와 프로그램에서 방송하도록 갖은 압력을 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공영방송 장악을 넘어 붕괴를 초래할 이 사태는 ‘가짜뉴스’와의 전쟁, 징벌적 손해배상 강행, 포털 뉴스서비스 장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순응하는 언론에 비해 비판적인 언론이 있어서 다소 다행이긴 하나 이럴 때 무엇보다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역사적 맥락을 알아야 현명한 주권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영철 칼럼 32]
 유영철(兪英哲) / 언론인.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언론정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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